태양 겉보기 운동과 호주 몬순의 합작… “건강 관리 각별히 유의해야”
[자카르타= 한인포스트] 최근 인도네시아 전역이 최고 기온 37.6°C에 달하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이하 기상청 BMKG)은 이번 폭염의 원인으로 태양의 위치 변화와 호주 몬순의 영향을 지목했으며, 이러한 고온 현상이 10월 말을 넘어 11월 초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국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 “태양은 더 가까워지고, 구름은 사라졌다”… 폭염의 원인은?
지난 15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공식 브리핑에서 구스완토 BMKG 기상 부청장은 이번 폭염의 복합적인 원인을 상세히 설명했다.
첫 번째 핵심 원인은 ‘태양의 겉보기 운동’이다. 구스완토 부청장에 따르면, 매년 10월이 되면 태양의 겉보기 위치가 지구 적도 남쪽으로 이동한다. 이로 인해 인도네시아의 중남부 지역인 자바섬, 누사틍가라, 칼리만탄, 파푸아 등이 다른 시기보다 훨씬 강한 태양 복사 에너지를 직접적으로 받게 된다.
두 번째 원인은 ‘호주 몬순’의 영향이다. 호주 대륙에서 발원한 몬순이 동풍을 타고 인도네시아로 유입되면서 건조하고 따뜻한 공기를 대량으로 몰고 왔다.
이 건조한 공기는 대기 중 구름 생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결국, 태양으로부터 쏟아지는 강렬한 복사열이 구름이라는 ‘양산’의 방해 없이 그대로 지표면에 도달하면서 기온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았다.
구스완토 부청장은 “강렬한 햇빛과 건조한 공기의 결합은 체감 온도를 실제 기온보다 훨씬 높게 만들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건기에서 우기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나타나는 연례적인 패턴이지만, 올해는 그 강도가 예년 수준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서자바·파푸아 37.6°C 기록… 전국이 ‘찜통’
현재 인도네시아는 전국적으로 35°C를 웃도는 고온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안드리 람다니 BMKG 공공기상국장은 특히 누사틍가라, 자바섬 전역, 서부·중부 칼리만탄, 남부 술라웨시, 파푸아 일부 지역이 폭염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12일에는 서부 칼리만탄의 카푸아스 훌루 등 3개 지역에서 36.8°C를 기록했으며, 불과 이틀 뒤인 14일에는 서자바주 마잘렝카와 파푸아주 보벤디굴에서 최고 기온이 37.6°C까지 치솟으며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안드리 국장은 “대기 상층부에 건조한 공기 덩어리가 우세하게 자리 잡고 구름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폭염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 폭염 속 ‘천둥·번개’ 동반한 국지성 소나기… 변덕스러운 날씨 주의보
BMKG는 다만 살인적인 폭염 속에서도 예측 불가능한 기상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낮 동안 달궈진 지표면으로 인해 대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오후부터 저녁 사이 일부 지역에 국지성 소나기가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마트라, 칼리만탄, 자바, 파pu아 일부 지역에서는 천둥과 번개, 강한 돌풍을 동반한 급격한 기상 악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에 BMKG는 공식 성명을 통해 국민들에게 ▲충분한 수분 섭취로 탈수 예방 ▲낮 시간대 강한 직사광선 노출 자제 ▲외출 시 자외선 차단제 및 모자 착용 등 기본적인 건강 수칙 준수를 강력히 권고했다. 또한 갑작스러운 기상 변화에 대비해 안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덧붙였다.
구스완토 부청장은 “폭염이 지속되는 기간 동안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극단적인 기상 현상의 발생 가능성에 대해 항상 경각심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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