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병원 운영 MER-C “국제인도법 위반…군은 병원 떠나라”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인도네시아 병원을 점령한 뒤 군사기지로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1일 안타라 통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자원봉사 단체 의료긴급구조위원회(MER-C)의 사르비니 압둘 무라드 의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군(IDF)이 가자지구 내 인도네시아 병원을 무단 점령한 뒤 이를 군사기지로 사용하고 있다”며 “세계보건기구(WHO)가 나서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르비니 의장은 WHO가 독립적인 팀을 보내 인도네시아 병원을 비롯해 각종 보건시설에 이스라엘이 저지른 반인도 범죄를 조사해야 한다며 유엔이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에 너무 소극적으로 대응한다고 항의했다.
그는 “병원은 군인이 차지할 수 없는 중립 기관이며 병원을 방패로 삼는 것은 국제 인도법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며 “이스라엘군은 즉각 병원을 떠나라”고 규탄했다.
가자지구 내 인도네시아 병원은 2011년 팔레스타인 무슬림을 지원하는 인도네시아 이슬람 단체들의 재정 지원으로 만들어진 곳으로 MER-C가 운영을 맡고 있다.
이 병원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공격하는 중에도 운영을 이어가며 수백명의 환자들을 돌봤다.
하지만 지난달 6일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병원에 땅굴을 파고 병원을 연료 보급소로 이용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병원을 떠나라고 최후통첩을 한 뒤 공습을 가하고 탱크와 장갑차로 포위했다.
결국 의료진과 환자들은 병원을 떠났고, 지금은 이스라엘군이 점령한 상황이다
MER-C는 최후까지 병원에 남았던 MER-C 소속 인도네시아인 의료 자원봉사자 2명이 현재 병원을 떠나 가자지구 남부 지역에서 인도주의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이슬람 형제국’인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지지하며, 이를 가로막는 이스라엘과는 외교관계도 맺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협약/ 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