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소비량 예상보다 적어…정·제련업체 자체 전력생산 때문
전 세계가 에너지 부족으로 고민하고 있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전력 소비량 증가율이 예상보다 낮아 전력 과잉 공급 문제를 겪고 있다고 자카르타 포스트가 16일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전력공사(PLN)에 따르면 지난해 PLN의 예상 전력 소비량은 380 테라와트시(TWh)였으나 실제 소비량은 270.82TWh로 집계됐다. 예상치의 70% 수준에 그친 것이다.
PLN은 법률에 따라 여러 발전회사가 전기를 만들면 이를 사다 필요한 곳에 공급하는 공사다. 발전사들로부터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하므로 전기가 남으면 그만큼 부담이 된다.
지난해 전력 공급 과잉으로 PLN이 부담한 금액은 41조 루피아(약 3조5천억 원)에 달했다.
전기가 남는 것은 정부의 에너지 소비 전망이 틀려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니켈 등 원자재 수출을 막고 국내에서 정·제련 산업을 키우기로 하면서 전력 소비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고, 실제로 그렇게 진행됐다.
그러나 정·제련 업체들은 이에 필요한 전력도 자체 발전소를 통해 생산하면서 PLN에 의지하지 않아 전력 소비량이 예상보다 적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일반 공장의 가동이 예상보다 적어 전력 소비가 예상치를 밑돌았다고 PLN은 설명했다.
문제는 이미 전력 생산 시설들이 갖춰져 있어 공급량을 쉽게 줄일 수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산업 분야 전력 사용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도네시아 경제금융연구소(Indef) 식량에너지지속가능개발센터의 아브라 탈라토프 소장은 “전력 수요를 늘리기 위해서는 특히 제조업 부문의 산업용 전력 사용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PLN에 따르면 전체 전력 소비량의 42.43%는 가정에서 사용하고 산업용과 상업용 비율이 각각 34.42%, 17.57%다. 산업 전력 소비 비율이 제조업 중심 국가들에 비해 낮다는 점에서 제조업을 키워 전력 생산을 늘려야 한다는 전략이다.
새로 지어지는 석탄화력발전소들의 건설을 중단해 추가 공급 과잉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탄소 배출 절감을 위해 기존에 있던 석탄화력발전소들도 폐쇄해야 하는 상황에서 추가 건설은 불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에너지경제금융분석연구소(IEEFA)의 푸트라 아드히구나 이코노미스트는 “전력 수요를 늘리는 것과 동시에 석탄화력발전소 조기 퇴출 전략이 함께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 연합뉴스 전재 협약/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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