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4일 최종 발표 앞두고 ‘알파 0.9 적용’ 배수진… 오늘부터 전국 주지사 관저 앞 연쇄 시위 돌입
경찰, 자카르타 주요 거점에 1,132명 병력 배치… 감비르·국회 등 5곳서 동시다발 집회 예고
(자카르타=한인포스트) 2026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최종 결정 시한인 12월 24일을 불과 하루 앞둔 23일(화), 인도네시아 노동계가 배수진을 쳤다. 실질 임금 사수를 위한 ‘알파(α) 지수 0.9’ 적용을 요구하며 자카르타를 비롯한 전국 주요 거점에서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해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23일 오전, 자카르타 도심은 이른 시각부터 팽팽한 긴장감에 예고하고 있다. 이날 예정된 대규모 시위에 대비해 중부 자카르타 경찰서는 오전 7시부터 므르데카 바라트 대로변 초소에서 전술 모의 훈련(TWG)을 실시하며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루슬란 바수키 중부 자카르타 경찰서 공보과장은 “오늘 관내에서 예정된 5건의 대규모 집회를 통제하기 위해 경찰서 및 파출소 합동 인력 1,132명을 전략적 요충지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 ‘알파 0.9’ 관철 위한 총파업 전야… 노동계, 감비르·법원 집중 타격
이번 투쟁의 핵심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산식에 적용될 특정 지수, 일명 ‘알파값’에 있다. 노동계는 노동자의 구매력 보존을 위한 마지노선으로 ‘0.9’를 제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노동조합총연맹(KSPI)과 노동당은 23일부터 오는 30일까지 38개 주 전역의 주지사 관저를 포위하는 대규모 연쇄 시위를 선언했다. 사이드 이크발 KSPI 위원장 겸 노동당 총재는 “대다수 시장과 군수가 이미 알파 0.9 적용을 권고했고, 이에 따르면 브카시(6.89%), 파수루안(7.33%) 등 6.5% 이상의 인상률이 도출된다”며 “각 주지사들은 하위 행정기관의 결정을 훼손하지 말고 즉각 수용해야 한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특히 수도 자카르타의 상황은 일촉즉발이다. KSPI 자카르타 대표부 등 노동 단체들은 이날 오전 감비르 지역 집결을 시작으로 중부 자카르타 지방법원 앞까지 행진을 이어간다. 이번 시위는 단순한 임금 투쟁을 넘어, 지난 8월 시위 소요 사태와 관련된 피의자 재판(사건번호 742/Pid.Sus-2025/PN JKT) 일정과 맞물려 있어 사법부를 향한 압박 수위도 함께 높일 것으로 보인다.
◇ 평행선 달리는 자카르타 임금 협상… 노동계 “580만 루피아 이하 타협 없다”
자카르타의 내년도 최저임금 협상은 전날인 22일 밤까지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임금위원회 테이블에는 경영계(Apindo)의 567만 루피아(알파 0.55), 주정부의 572만 루피아(알파 0.75), 그리고 노동계의 589만 루피아(적정생활비 100% 반영) 등 세 가지 안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사이드 이크발 위원장은 “자카르타의 최저임금은 최소한 적정 생활비(KHL)의 100% 수준인 6.9% 인상이 보장되어야 한다”며 “노동자들에게 생존 불가능한 수준의 임금을 강요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계는 주지사 관저 시위 이후에도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대통령궁과 국회의사당을 겨냥한 전국 단위의 후속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방침이다.
◇ 국회·금융당국 앞에서도 산발적 시위… 경찰 “시민 불편 최소화 주력”
임금 투쟁 외에도 이날 자카르타 곳곳에서는 다양한 사회적 요구를 담은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네티즌 정의의 목소리 운동’은 스나얀 국회의사당(DPR/MPR) 인근과 멘텡 지역 법률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가지며, 인도네시아 법률 감시 학생 사회 연합은 오전 9시부터 금융감독청(OJK) 앞에서 시위를 벌인다.
경찰 당국은 시위로 인한 교통 대란과 안전사고를 우려하고 있다. 루슬란 과장은 “주요 시위 지점 주변에서 극심한 교통 혼잡이 예상되는 만큼 시민들은 우회 도로를 이용하고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운명의 24일을 앞두고 노동계가 배수의 진을 치고 거리로 나서면서, 인도네시아 정부와 지자체가 어떠한 최종 결정을 내릴지 재계와 노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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