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구리정광 수출 6개월 재연장…구리 가격 안정 기대

파푸아에 있는 프리포트 맥모란의 그라스버그 구리 광산 모습

니켈 등 핵심 광물들에 대한 수출 금지 정책을 펼치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구리 정광(불순물을 제거한 구리 광석)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수출 허가를 연장하기로 했다.

18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바흘릴 라하달리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은 전날 동자바주 그레식에 있는 프리포트 인도네시아(PTFI)의 구리 제련소 가동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말로 중단됐던 구리정광 수출 허가를 6개월 연장해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화재 때문에 그레식 제련소의 정상 가동이 늦어져 구리정광 수출을 연장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토니 웨나스 PTFI 대표는 127만t의 구리정광 수출 할당량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2023년 기준 칠레와 페루에 이어 구리광·구리정광 수출 세계 3위 국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런 광물을 원자재 형태로 수출하기보단 자국에서 정·제련해 부가가치를 높여 수출하겠다며 2023년 구리정광 수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각종 원자재가 풍부한 인도네시아는 부가가치를 높이고 하방산업(다운스트림)을 키우겠다며 2020년 차량용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을 시작으로 주요 광물 수출을 막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준비하던 대규모 구리 제련소 건설이 늦어지자 6개월씩 구리정광 수출 금지를 유예해 왔다.

올해 1월에는 계획대로 구리 정광 수출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돌발 변수로 인해 다시 수출을 허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인도네시아가 구리 정광 수출 금지를 다시 유예한 것은 단일 제련소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PTFI의 그레식 구리 제련소가 화재로 가동이 불가능해져서다. 그레식 제련소는 당초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동하려 했지만, 화재로 인해 이달 들어서야 제대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 영향으로 구리 정광 재고가 40만톤에 달할 만큼 쌓이고, 구리 광산의 채굴 작업도 중단되자 결국 구리 정광 수출을 재개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의 구리 정광 수출 재개로 치솟던 구리 가격의 안정에도 도움을 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무부에 국가 안보 차원에서 구리 수입을 제한할 필요가 있는지 조사를 개시하라고 지시한 이후 구리 가격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구리 가격은 톤당 9천800달러를 넘어 올해 들어서만 상승 폭이 10%를 넘고 있다. (경제부. 연합뉴스 협약/ 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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