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한테 기생충 감염? 과반이 ‘몰랐다’… “예방약 의무화”

동물 톡소플라즈마증 감염 경로 [서울아산병원 제공]

‘반려동물 기생충 감염 검사 해봤다’는 절반에 못 미쳐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로부터 기생충에 감염될 가능성을 모르는 사람들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10월 리서치 기관 엠브레인컨설팅을 통해 조사한 결과,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답한 604명의 응답자 가운데 반려동물의 기생충 예방이 사람의 건강에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85.8%였다.

이들이 키우는 반려동물의 종류로는 개가 67.4%로 가장 많았고, 고양이가 32.8%로 뒤를 이었다.

반려동물 기생충 예방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절반이 넘는 51.5%의 응답자는 개회충, 톡소플라스마 등 반려동물의 기생충으로부터 사람이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귀 청소하는 반려동물들
  • 귀 청소하는 반려동물들 (서울=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탄천유수지 반려견놀이터에서 열린 ‘송파 반려동물 한마당’에서 반려동물들이 위생 미용을 받고 있다. 2024.10.27 

개회충은 주로 동물의 생간을 먹을 때 인체에 감염되지만, 흙 등을 통해 인체로 직접 유입되기도 한다. 전신으로 개 회충의 유충이 퍼지면 간질환, 뇌경색, 척추 마비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톡소플라즈마증은 톡소플라즈마 곤디(Toxoplasma gondii)라는 기생충에 의한 감염성 질환이다. 사람의 경우 고양이의 깔개를 교체한 후 더러운 손으로 입을 만지거나 완전히 익히지 않은 돼지고기, 양고기, 사슴 고기를 먹었을 때 발생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 제공]

[질병관리청 제공]

이처럼 인수(人獸)공통감염에 관한 구체적인 이해는 부족하지만, 응답자들의 82.0%는 실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반려동물의 기생충 감염 위험을 줄이고 있었다.

그런데도 반려동물에게 정기적으로 기생충 약을 투약한 사례는 61.4%로, 비교적 낮았다.

반려동물의 기생충 감염 예방을 위한 행동을 보면 목욕 및 위생 관리(62.6%)보다 정기적인 구충제 투여(49.3%), 예방약 투여(38.9%) 방식은 적었다.

비교적 손쉬운 방식으로 기생충을 예방할 뿐, 약물 사용에 대한 인식과 실행률은 떨어지는 것이다.

반려동물의 기생충 감염 검사를 해봤다는 응답률 역시 45.7%에 그쳤다.

연구진은 “예방약 투여의 비율이 38.9%에 불과하다는 점은 (동물체) 내부 기생충 예방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함을 알 수 있게 한다”며 “단순한 위생관리보다 예방약 투여가 더 효과적인 예방 방법이라는 점을 국민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려동물을 처음 키우는 가정을 대상으로 예방약 투여, 예방 주기, 검사 필요성 등을 설명하는 초보자 안내서를 제공해야 한다”며 “반려동물 등록제와 연계해 연간 예방약 투여 확인을 의무화해 동물병원에서 투여 기록을 제공하도록 체계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대체로 집에서 기르기 때문에 개와 고양이로부터 직접 감염되는 사례는 많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반려동물로부터의 인수공통감염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만큼 이런 사실을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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