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분쟁 여파… INACA, 유류 할증료·항공권 상한 운임 15% 인상 정부에 공식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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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사태·루피아 약세 이중고… 항공유 가격· 환율 각각 57%·20% 폭등에 업계 비상

인도네시아 국내 항공사 협회(Indonesia National Air Carriers Association, 이하 INACA)가 국내선 항공권의 유류 할증료(fuel surcharge)와 운임 상한선(Tarif Batas Atas, 이하 TBA)을 각각 15%씩 인상해 줄 것을 인도네시아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INACA는 중동 지역의 지속적인 지정학적 분쟁으로 촉발된 국제 유가 상승과 미국 달러 대비 루피아화의 가파른 평가절하가 항공사의 운영 비용 구조를 근본적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번 요청이 단순한 수익 개선 차원을 넘어 국내 항공 산업의 생존 가능성과 노선 연결성 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강조했다.

– INACA, 공식 서면 성명으로 15% 인상 제안… “두 가지 핵심 비용 요소가 업계 압박

INACA 사무총장 바유 수탄토(Bayu Sutanto)는 2026년 3월 25일 수요일 공식 서면 성명을 통해 이번 인상 요청의 배경과 근거를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현재 국내 항공사들이 직면한 재정적 압박의 핵심 원인으로 국제 유가 급등과 루피아화 약세라는 두 가지 거시경제적 요인을 지목했다.

바유 사무총장은 “INACA는 정부에 2023년 1월 10일자 교통부 장관령(Keputusan Menteri Perhubungan, KM) 제7호/2023을 통해 기존에 설정된 각 유류 할증료에 대해 15%를 인상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KM 제106호/2019를 통해 설정된 상한선을 기준으로 제트기 및 프로펠러기 국내선 항공권의 운임 상한선(TBA)을 15% 인상할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요청은 단순한 인상 건의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법령 조항과 수치적 근거를 수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심각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INACA는 현재의 유류 할증료 및 운임 상한선이 수년 전의 비용 구조를 기반으로 설정된 것으로,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 운영 비용의 70%가 달러 지출… 루피아 약세로 수익-비용 간 구조적 불균형 심화

바유 사무총장은 인도네시아 항공사가 처한 구조적 취약성을 구체적인 수치로 설명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부각시켰다. 그는 현재 항공사 운영 비용의 약 70%가 미국 달러로 지출되는 반면, 수익은 루피아화로 발생하는 비대칭적 통화 구조가 환율 변동에 극도로 취약한 수익 모델을 형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9년 TBA가 설정될 당시의 기준 환율은 달러당 14,136루피아였으나, 2026년 3월 현재 평균 환율은 17,000루피아를 돌파하며 7년 사이에 20% 이상 급등한 상황이다. 이는 항공사가 동일한 달러화 비용을 치르기 위해 훨씬 많은 루피아를 지출해야 함을 의미하며, 기존 운임 구조로는 이 격차를 메우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운임 상한선이 7년 전의 환율 수준에 묶여 있는 동안, 항공사들은 사실상 매년 증가하는 달러화 비용을 루피아화 수익만으로 충당해야 하는 구조적 모순 속에서 경영을 이어 왔다. INACA는 이러한 환경에서 15%의 운임 인상조차 현실적인 비용 증가분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는 최소한의 조정임을 강조했다.

– 항공유 가격, 7년 새 갤런당 57% 폭등… 4월 1일 추가 인상 가능성에 업계 긴장

환율 문제와 더불어 항공유(avtur) 가격 급등은 항공사 운영 비용 증가의 또 다른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26년 3월 기준 국제 항공유 가격은 갤런당 70달러에서 110달러 수준으로 57% 폭등했으며, 이에 연동하여 국내 항공유 가격 역시 크게 상승했다.

실제로 2019년 당시 리터당 10,442루피아였던 국내 항공유 가격은 현재 리터당 14,000루피아에서 15,500루피아 수준에 달하고 있어, 7년 사이 약 34%에서 최대 49%에 이르는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항공사 원가 구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료비가 불과 수년 만에 절반에 가깝게 치솟았음을 의미한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향후 전망이다. 바유 사무총장은 “항공유 공급업체인 페르타미나(Pertamina)는 매월 1일에 가격 조정을 실시한다. 중동 지정학적 위기로 인해 이미 크게 오른 시장 가격을 반영하여, 2026년 4월 1일자 항공유 가격이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INACA의 이번 인상 요청이 4월 1일 예정된 페르타미나의 가격 조정 이전에 선제적으로 제출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 중동 분쟁 여파, 우회 항로·부품 공급망까지 타격… “운영 비용 전방위 증가”

중동 지역의 지속적인 분쟁은 유가 상승과 환율 불안을 넘어 항공 운항의 물리적 조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항공사들이 분쟁 지역을 피하기 위해 중동 및 유럽 노선의 항로를 변경함에 따라, 우회 운항으로 인한 추가 연료 소모와 운항 시간 증가가 운영 비용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항공기 정비와 안전 유지에 필수적인 부품 공급망에도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바유 사무총장은 “이번 분쟁으로 인해 항공기 부품의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으며, 부품 배송 기간이 기존 2~3일에서 7~10일로 최대 3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항공기 가용성과 운항 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동시에, 긴급 부품 조달을 위한 추가 비용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처럼 유가, 환율, 우회 항로, 부품 공급망 등 운영 비용의 전 영역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압박이 가해지는 상황은 항공사들의 재정 건전성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으며, 이번 INACA의 요청이 업계의 절박한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글로벌 항공사, 이미 5~70% 유류 할증료 인상… “국제적 흐름에 뒤처진 인도네시아”

INACA는 이번 인상 요청이 인도네시아만의 특수한 요구가 아니라, 글로벌 항공 업계에서 이미 보편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비용 조정의 일환임을 강조했다. 바유 사무총장은 여러 나라의 주요 항공사들이 이미 유류 할증료를 5%에서 최대 70%까지 인상하는 방식으로 운영 비용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상을 단행한 항공사로는 인도의 에어 인디아(Air India), 에어 인디아 익스프레스(Air India Express), 인디고(IndiGo), 아카사 에어(Akasa Air)를 비롯하여,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우스 아프리칸 항공(South African Airways)과 플라이사페어(FlySafair), 홍콩의 캐세이퍼시픽(Cathay Pacific)과 홍콩항공(Hong Kong Airlines), 태국의 타이항공(Thai Airways) 등이 포함된다. 또한 호주의 콴타스(Qantas), 대한민국의 대한항공(Korean Air)과 아시아나항공(Asiana), 에어 모리셔스(Air Mauritius), 에티오피아항공(Ethiopian Airlines), 케냐항공(Kenya Airways) 등 전 세계 주요 항공사들이 이미 운임 조정에 나선 상태다.

INACA는 인도네시아가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동참하지 못할 경우, 국내 항공사들만 홀로 과도한 비용 부담을 떠안게 되는 역차별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해외 항공사들이 이미 인상된 운임으로 경쟁력을 보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네시아 국내 항공사들만 기존 운임 구조에 묶여 있다면 장기적인 경쟁력 약화와 서비스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INACA, 자극 정책 지속도 함께 요청… 부가세 납부 유예·공항 이용료 감면 등 포함

INACA는 유류 할증료 및 운임 상한선 인상 요청과 함께, 항공사에 대한 각종 비용 절감 혜택을 포함한 자극 정책의 지속 유지도 함께 요청했다. 이는 단순히 운임을 올리는 것만으로는 현재의 비용 압박을 해소하기 어려우며, 정부 차원의 지원 조치도 병행되어야 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바유 사무총장은 “유류 할증료 및 운임 상한선 조정과 함께, INACA는 일시적 성격의 일부 자극 정책의 지속 유지도 요청한다”며 구체적인 항목을 열거했다. 요청 사항에는 ▲국내선 항공유 및 항공권 부가가치세(PPN) 납부 유예 ▲공항 이용료 또는 PJP4U 감면 ▲미납 공항 이용료 및 항공 관제 비용에 대한 분할 납부 일정 조정 등이 포함된다.

이 중 일부는 2026년 르바란(이슬람 금식 월 종료 명절) 연휴 기간을 앞두고 한시적으로 적용된 바 있는 정책들로, INACA는 이를 한시적 조치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바유 사무총장은 이번 요청이 사업 지속 가능성(business sustainability)을 확보하는 동시에, 안전 보장(safety assurance)과 높은 수준의 안전을 유지하면서 국내 항공 운송의 연결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서 제출된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 교통부, 다각적 검토 의사 밝혀… “산업 지속성과 소비자 보호 균형 유지 최우선”

인도네시아 항공 분야의 핵심 규제 기관인 교통부는 INACA의 이번 요청에 대해 신중하면서도 전향적인 검토 의사를 밝혔다. 교통부는 항공사의 재정 상황, 국민의 구매력, 산업 지속 가능성, 안전 및 서비스 수준 등 복수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유류 할증료 및 운임 상한선 인상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항공 총국장 루크만 F. 라이사(Lukman F. Laisa)는 “정부는 항공유 가격 인상, 환율 변동, 운영 비용 증가 등 글로벌 지정학적 상황이 항공 산업에 미치는 압박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히며, 현 상황에 대한 정부의 문제의식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항공 총국은 항공사, 공항 운영자, 항공유 공급업체 및 관련 기관을 포함한 모든 이해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하여 항공유 가격 동향과 항공 운항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극 정책 제안에 대해서도 재정 상황과 국민의 이익을 균형 있게 고려하여 우선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루크만 총국장은 특히 정책 결정의 기본 원칙으로 “정부가 취하는 모든 정책은 항공 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소비자 보호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동시에, 서비스가 안전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되며 국내 연결성을 지원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부가 항공사의 재정적 요구와 국민의 항공권 접근성이라는 두 가지 상충되는 가치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점을 찾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 전문가 시각… “인상 불가피하지만 취약 계층 이동권 보호 방안도 병행해야”

항공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INACA의 요청이 비용 현실을 반영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인정하면서도, 운임 인상이 국민, 특히 항공 접근성이 제한된 도서 지역 주민과 저소득층의 이동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약 17,000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세계 최대의 군도 국가로, 항공 노선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지역 간 연결성과 경제 통합의 핵심 인프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운임 상한선이 지나치게 높게 설정될 경우, 가격 경쟁이 약화되어 국민의 실질적인 항공 이용 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정부가 운임 상한선 조정을 허용하더라도, 저소득층과 도서 지역 주민을 위한 공익 노선(Public Service Obligation, PSO) 지원 강화 및 운임 보조 정책을 병행하여 실질적인 이동권 보장이 훼손되지 않도록 세심한 정책 설계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 향후 전망… 4월 1일 항공유 가격 발표가 분수령

이번 논의의 향방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는 오는 4월 1일 페르타미나가 발표할 항공유 가격 조정안이 꼽힌다. 만약 4월 1일 항공유 가격이 예상대로 추가 인상될 경우, 정부가 INACA의 요청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정책 검토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정부가 소비자 부담 증가를 우려하여 즉각적인 운임 조정에 난색을 표할 경우, 항공사들의 재정 압박이 더욱 심화되면서 일부 소규모 항공사를 중심으로 노선 축소나 운항 빈도 감소와 같은 서비스 조정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Tya Pramadania 기자/ 편집부, AI비즈니스센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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