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정부, 수입 면직물에 ‘긴급 관세’ 철퇴… 한인 봉제업계 ‘원가 상승’ 비상

수입산 면직물 급증에 따른 자국 섬유 산업 보호 조치… 3년간 추가 관세 부과
현지 한인 하청업체들, 원부자재 수급난 및 생산 비용 증가 우려촉각
전문가들시장 변화에 따른 정기적 정책 평가 및 대응 전략 필요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국 섬유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수입 면직물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Safeguard Measures, 이하 BMTP)를 전격 단행했다. 이번 조치로 인해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원단을 수입해 가공하는 현지 한인 봉제 하청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여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현지 한인 봉제업체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될 전망이다.  김화룡 재인도네시아 한인봉제협의회 회장은 한인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다수의 한인 업체들이 보세구역(KB)이나 수출진흥혜택(KITE) 자격을 보유하고 있어 당장의 관세 피해는 제한적일 수 있으나,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 저하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수 시장에서는 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며, 품질이 낮은 로컬 원단 사용을 강제당할 경우 바이어 클레임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우려를 전했다.

김회장은 “대안으로는 이번 조치에서 제외된 122개 개발도상국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또한, 임금 상승과 인플레이션, 관세 등의 요인을 근거로 바이어에게 공임 인상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결론적으로 대기업 벤더의 하청 구조가 많은 인도네시아 한인 봉제업체들에게 이번 관세 이슈는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소지가 매우 높다. 현지 업계는 정부의 정책 방향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공화국 정부는 지난 2025년 12월 31일 공포된 ‘수입 면직물에 대한 BMTP 관세 부과에 관한 2025년 재무부 장관령(PMK) 제98호’에 의거, 수입 면직물에 대해 공식적인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 정책은 오는 2026년 1월 10일부터 발효되어 2029년 1월 9일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유사 수입 제품의 급증으로 고사 위기에 처한 인도네시아 국내 섬유 제조 기반을 보호하고 구조적 조정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데 있다. 줄리아 구스타리아 실라라히 인도네시아 무역구제위원회(KPPI) 위원장은 지난 7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KPPI의 조사 결과, 수입 면직물의 급격한 유입으로 인해 국내 생산량, 내수 판매, 가동률 등 주요 지표가 하락하고 고용 감소와 재정적 손실이 발생하는 등 심각한 피해가 입증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문제는 이번 조치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있는 다수의 한국계 봉제 및 의류 하청업체(벤더)들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지 한인 봉제업계는 원가 절감과 품질 확보를 위해 인도네시아 자국산 원단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산이나 특수 가공이 필요한 한국 및 베트남산 면직물을 수입하여 완제품을 생산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번 BMTP 부과 대상은 HS 코드 8자리 기준 총 16개 품목(5208.21.00 등)을 광범위하게 포함하고 있다. 관세율은 시행 첫해인 1차 연도(2026년 1월 10일2027년 1월 9일)에 미터당 3,000~3,300루피아의 추가 관세가 부과된다. 이는 2차 연도에는 2,8003,100루피아, 3차 연도에는 2,600~2,900루피아로 점진적으로 인하되지만, 기존 관세에 더해지는 추가 비용인 만큼 기업들의 재무 부담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부자와에서 의류 OEM 공장을 운영하는 한인 기업 대표 A씨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오더가 줄어든 상황에서 원자재 관세 장벽까지 높아지면 마진율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현지에서 조달 가능한 원단은 품질이나 납기 면에서 한계가 있어 수입 원단 의존도가 높은데, 이번 조치로 인해 바이어와의 단가 협상에서 더욱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인도네시아 섬유협회(API) 측은 이번 조치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앤드루 푸르나마 API 규제위원회 위원장은 “무역부의 이번 결정은 무너진 시장 균형을 바로잡고 국내 섬유 산업에 회생할 시간을 부여하는 올바른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현지 진출 외국계 기업, 특히 한인 봉제업계 입장에서는 자국 산업 보호라는 명분 아래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악재를 맞닥뜨리게 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로 인해 한인 업체들이 인도네시아 내수 원단 사용 비중을 늘리거나, 베트남 등 타 국가로 생산 기지를 일부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공급망을 변경하는 것은 품질 관리와 물류 비용 측면에서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BMTP 조치가 3년이라는 기한을 두고 시행되는 만큼, 한인 기업들이 무역 데이터와 정책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지 섬유협회 또한 정책이 시장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정기적인 평가를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강력한 보호무역 조치 앞에서, 현지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해 온 한인 봉제 하청업체들이 원가 경쟁력 확보와 공급망 다변화라는 이중 과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주목된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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