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야생동물 중 하나로 꼽히는 칼리만탄 붉은고양이(kucing merah Kalimantan (Catopuma badia))가 약 20년 만에 칼리만탄 북부 지역의 까얀 멘타랑 국립공원(TNKM)에 설치된 무인카메라에 다시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공식 영상은 2025년 3월 20일 TNKM 공식 인스타그램(@btn_kayanmentarang)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이번 재포착 사실은 TNKM 국립공원장 세노 프라무디토(Seno Pramudito)에 의해 공식 확인됐다. 칼리만탄 붉은고양이는 1957년 프랑스 동물학자 피에르 페퍼(Pierre Pfeffer)가 처음 기록한 이후, 2003년 WWF와 협업하던 데이브 아우게리(Dave Augeri) 박사가 무인카메라로 두 번째로 확인한 바 있다.
이번 영상은 2023년 조슈아(산림생태계 관리관)와 노발도 마르쿠스(TNKM 순찰대)로 구성된 ‘칼리만탄 운무표범 모니터링 팀’이 설치한 카메라로 촬영된 것이다.
◈ 멸종위기 고유종…개체 수 2,500마리 이하 추정
칼리만탄 붉은고양이는 칼리만탄 섬에서만 서식하는 유일한 고양잇과 동물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종(Endangered Species)으로 지정했다. 주로 서식지 파괴로 인해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으며, 야생 개체수는 2,500마리 이하로 추정된다.
붉은고양이는 진한 붉은색부터 밝은 갈색까지 다양한 색조의 털을 가지며, 몸길이 50~60cm, 몸무게 3~4kg, 꼬리길이 약 40cm로 전체 몸길이의 60%에 달한다.
수줍음이 많고 야행성인 습성 탓에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으며, 평지와 산지 등 다양한 형태의 숲 속에 은밀히 서식한다. 이로 인해 지난 수십 년간 실제 야생 개체의 모습이 공식적으로 포착된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 지역사회 인식 저조…밀렵 방지 지속 노력
TNKM 측은 지역사회 내 해당 종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매우 낮아 밀렵 등 추가적인 위협이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일부 지역주민은 이 종을 일반 고양이로 오인하거나 식용 목적으로 포획하려는 시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립공원 구역 내에서의 서식 보호가 법적으로 엄격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최근에는 붉은고양이 밀렵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번 재발견 소식이 확산되면서 지역 내 보전 의식 또한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 체계적 보호 전략 마련 예정
TNKM는 이번 기록을 계기로 칼리만탄 붉은고양이 보전을 위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수립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추가 영상자료와 데이터는 향후 국내외 연구진의 분포 및 개체군 파악 등 기초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TNKM는 앞으로 대중 교육, 지역사회 참여, 보호구역 감시 강화 등 다각적 접근을 통해 보전 실효성을 높일 계획임을 강조했다.
이번 재포착은 까얀 멘타랑 국립공원이 세계적으로 희귀한 붉은고양이의 핵심 서식지임을 재확인하며, 국제적 멸종위기종 보전을 위한 지역사회와 당국의 지속적 협력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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