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노동계, 수도 자카르타서 2만 명 대규모 집회… 의회에 ‘11대 요구안’ 전달

– KBPBI 주도, 자카르타·서자바·중부자바 등지서 집결… 의회 진입로 메워
– 심의 중인 ‘고용보호법안(RUU)’에 노동자 권익 실질적 반영 촉구
– 플랫폼 노동자 보호·불공정 외주 근절·노동감시委 설치 등 전방위 개혁 요구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결집한 약 2만 명의 노동자들이 2026년 9월 29일(화요일), 수도 자카르타의 국회의사당(DPR/MPR RI) 청사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현재 심의 중인 노동 관련 법안에 노동계의 목소리를 전면 수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번 시위는 인도네시아 주요 노동단체들의 연대체인 ‘대규모 노동자 투쟁 연합(KBPBI)’ 주도로 전개되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수도 자카르타를 비롯해 인근 반텐, 서자바 및 중부자바 등 주요 산업지대에서 대거 상경해 의사당 주변 도로를 메우고 평화적이면서도 강도 높은 시위를 벌였다.

이날 집회의 핵심 쟁점은 현재 의회에서 입법 심의 절차를 밟고 있는 ‘고용보호법안(RUU Pelindungan Ketenagakerjaan)’이다. 노동계는 해당 법안이 자본의 논리에 치우치지 않고, 노동 현장의 열악한 조건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제정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나르노 인도네시아노동조합연맹(KASBI) 총의장은 현장 발언을 통해 “이번 총궐기는 현재 의회에서 다뤄지는 노동 법안이 철저하게 현장 노동자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반영하도록 감시하기 위한 정당한 권리 행사”라고 시위의 취지를 밝혔다.

KBPBI 측은 집회 현장에서 앞서 대통령 비서실(KSP)에 제출했던 ’11대 핵심 요구안’을 국회에 재차 천명하며, 입법부의 조속하고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했다.

노동계가 의회에 제시한 11개 요구안은 다음과 같다:

  1. 노동자의 기본권과 생존권을 보장하는 친(親)노동자적 고용보호법 제정
  2. 고용 안정성 확립을 위한 외주 및 비정규직 계약 관행 철폐, 불법적 수습제도 악용 차단
  3. 객관성과 투명성이 결여된 특정 가치 계수 제도를 폐지하고 적정 수준의 존엄한 임금 보장
  4. 배달 기사, 오토바이 호출 플랫폼 노동자, 미디어 종사자 및 기후 전환 취약 직군 등 신규 플랫폼 노동자 권익 법제화
  5. 퇴직금 수급권의 철저한 보호 및 사용자의 일방적 정리해고(PHK) 방지 장치 마련
  6. 노동조합 결성 및 단체행동권의 온전한 보장
  7. 산업재해 예방, 노동자 건강 및 복지를 국가 경제 발전 전략의 핵심 의제로 격상
  8.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기업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 및 처벌 강화
  9. 생리휴가를 비롯한 모성보호 및 여성 노동자 노동권 보장
  10. 장애인 및 기타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동등한 고용 기회 확대
  11. 디지털 전환과 자동화에 대응한 노동자 역량 강화(업스킬링 및 리스킬링) 국비 지원 체계 구축

시위대는 이와 함께 최근 청년 구직자와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취업 사기 및 불공정 채용 관행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대책을 촉구했다. 특히 구직 단계에서 금품이나 예치금을 요구하는 불법 행위의 근절을 강하게 주장했다.

루디 HB 다만 전인도네시아노동운동(GSBI) 총의장은 “구직 과정에서 채용이 최종 확정되기도 전에 지원자에게 예치금을 요구하는 관행은 명백한 사기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채용이 확실히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직자에게 금전적 부담을 전가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동계는 법안 통과 이후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도 함께 주문했다. 정부, 학계, 노동조합, 경영계, 그리고 사법·경찰 당국이 고루 참여하는 다자간 ‘노동감시위원회’를 설치해 현장 이행도를 점검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시위대는 이날 단순한 거리 행진을 넘어 국회 지도부와의 공식 면담을 공식 요청했다. 법안 심의의 구체적인 진척 상황을 투명하게 확인하고 노동계의 입장을 법안 조항에 직접 반영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루디 총의장은 “법안 심의가 현재 어느 단계까지 와 있는지, 그 내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이 문제는 인도네시아 모든 노동자의 삶과 직결된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의회 주변에 배치된 경찰 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를 강화했으나, 집회는 지도부의 통제 아래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되었다. 향후 의회 지도부의 면담 수용 여부와 입법부의 법안 심의 방향에 따라 노동계의 추가 집회 등 후속 투쟁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Tya Pramadania 법무기자. Kamilia Octaviani 기자. Fajar 편집 기자, AI경영센터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