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수만 명 참가… “65년간 방치된 토지 개혁 이행하라”
2025년 9월 24일 수요일, 제65주년 전국 농민의 날(Hari Tani Nasional)을 맞아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수만 명의 농민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가 예고되었다.
농민들은 역대 정부가 토지 개혁 의제를 실질적으로 이행하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많은 농민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구조적인 토지 문제 해결을 강력히 촉구할 예정이다.
이번 시위를 주도하는 농업개혁컨소시엄(Konsorsium Pembaruan Agraria, 이하 KPA)은 수도 자카르타에만 약 1만 2천여 명의 농민이 집결하여 24가지에 달하는 구조적 토지 문제 해결과 9가지 개선 방안을 담은 요구사항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KPA는 시위에 앞서 발표한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행동은 1960년 제정된 토지기본법(UUPA)이 지난 65년간 제대로 시행되지 않은 채 방치된 현실에 대한 농민들의 절박한 외침”이라며, “역대 정권이 반복적으로 약속했던 토지 개혁 의제가 구호에만 그치면서 발생한 24가지 구조적 위기 상황을 고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9가지 개선 요구 사항을 전달할 것”이라고 시위의 취지를 명확히 했다.
이번 시위는 자카르타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으로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KPA에 따르면, 북아체, 메단, 팔렘방, 잠비, 반다르람풍 등 수마트라 지역과 스마랑, 블리타르, 젬베르 등 자바 지역, 그리고 마카사르, 팔루, 시카, 쿠팡, 마나도 등 술라웨시와 동부 지역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지에서 약 1만 3천여 명의 농민이 동참하여 총 2만 5천여 명에 달하는 대규모 동시다발 시위가 펼쳐질 전망이다.
수도 자카르타에서는 서부 자바와 반텐 등지에서 상경한 농민들이 노동자, 학생,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연대하여 국회의사당(Gedung DPR RI)으로 행진하며 목소리를 높일 계획이다.
시위에는 ▲순단농민연합(Serikat Petani Pasundan) ▲마잘렝카농민연합(Serikat Petani Majalengka) ▲카라왕농업노동자연합(Serikat Pekerja Tani Karawang) ▲치안주르농민연합(Pemersatu Petani Cianjur) ▲수카부미 수리야켄차나농민협회(Paguyuban Petani Suryakencana Sukabumi) ▲반텐농민운동(Pergerakan Petani Banten) ▲칠라찹자립농민연합(Serikat Tani Mandiri Cilacap) 등 다수의 농민 단체가 조직적으로 참여한다.
농민들이 지적하는 핵심 문제는 토지기본법(UUPA) 제정의 근본 취지인 ‘토지 개혁’이 수십 년간 이행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해당 법은 토지의 공정한 분배와 소유권 보장을 통해 농민의 권익을 증진하고 국가 농업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실제로는 대규모 농장 기업이나 개발 프로젝트에 토지가 집중되고, 정작 경작자인 농민들은 토지에서 소외되는 현상이 심화되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특히 이들은 정부 주도의 개발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강제 퇴거, 토지 분쟁, 농경지 용도 변경 등의 문제가 농민들의 생계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번 시위를 통해 농민들은 단순한 구호가 아닌, 토지 분쟁 해결을 위한 독립적인 기구 설립, 농민의 토지 소유권 법적 보장 강화,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한 정책 지원 등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농민의 날에 맞춰 예고된 이번 대규모 시위는 인도네시아 사회의 오랜 과제인 토지 불평등 문제를 다시 한번 공론의 장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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