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간 작전으로 강우량 최대 60% 감소… 선제적 재난 대응의 모범 사례로 평가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정부가 수도권인 자보데타벡(자카르타·보고르·데폭·탕어랑·브카시) 일대의 대규모 홍수 위기를 막기 위해 시행한 ‘기상 조절 작전(Operasi Modifikasi Cuaca, OMC)’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정부는 이번 작전을 통해 폭우가 예상되던 지역의 강우량을 인위적으로 제어, 도심의 침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재난 복구 작업을 위한 귀중한 시간을 확보했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지난 7월 7일부터 11일까지 닷새간 진행된 기상 조절 작전을 통해 자카르타, 서자바, 반튼 지역으로 유입될 예정이던 비구름의 강도를 최대 60%까지 약화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공식 발표했다.
이번 작전은 7월 초 국지성 폭우로 인해 수도권 곳곳에서 홍수가 발생하고 추가 피해가 우려되자 내려진 선제적 비상 대응 조치였다.
압둘 무하리 BNPB 데이터·정보·재난통신센터장은 이날 자카르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작전이 진행된 지난 이틀간 수도 자카르타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고 밝히며, “덕분에 이미 발생한 홍수 피해 지역의 배수 및 복구 작업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작전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실제로 작전 기간 동안 자카르타 도심은 맑고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며 수해 이전의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기상 조절 작전은 첨단 기술과 부처 간 유기적인 협력이 돋보인 사례로 기록됐다. BNPB의 총괄 지휘 아래 기상기후지구물리청(BMKG)이 비구름의 이동 경로와 강도를 정밀 분석했으며, 인도네시아 공군(TNI-AU)이 실제 작전을 수행하는 삼각 공조 체제로 진행됐다.
공군은 자카르타 할림 페르다나쿠수마 공군기지를 거점으로 총 18소티(sortie, 출격 횟수)의 인공강우 비행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구름의 응결핵 역할을 하는 염화나트륨(NaCl) 12.4톤과 산화칼슘(CaO) 3.6톤, 총 16톤에 달하는 파종 물질이 자보데타벡으로 접근하는 비구름층에 정밀하게 살포됐다.
작전의 핵심은 도심으로 유입될 다량의 수증기를 품은 구름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항공기는 수도권 외곽인 카라왕, 브카시 등 서자바 북부 해안 지역과 상류 산악 지대 상공에서 집중적으로 인공강우를 유도, 도심으로 향하는 강수량을 효과적으로 조절했다.
압둘 센터장은 “인공강우를 통해 폭우의 강도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침수 지역의 배수 및 건조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며 “이는 범람을 막기 위한 제방 보강 및 수해 폐기물 처리 등 후속 조치가 원활하게 진행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작전의 구체적인 효과를 설명했다.
그러나 당국은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BMKG는 7월 12일부터 대기 파동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인도네시아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예보했다.
이에 따라 BNPB와 BMKG는 작전 종료 시점에 맞춰 공동 평가 회의를 개최하고, 향후 기상 상황과 재난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재분석해 작전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압둘 센터장은 “극심한 기상 현상이 야기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은 여전히 존재하므로 경계 태세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작전의 지속 여부는 철저한 과학적 데이터 분석과 평가를 거쳐 신중하게 내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인도네시아 정부의 기상 조절 작전은 과학 기술을 활용한 선제적 재난 관리의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예측 불가능한 기상 이변이 잦은 우기성 건기에 단기적으로나마 대규모 재난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 사례에 중요한 참고가 될 전망이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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