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산업 통제권 강화·에너지 전환 가속화”
전기차·배터리 생태계 구축에 중국과 협력…인도네시아 제조업 경쟁력·탄소중립 동시 달성 기대
[자카르타 = 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정부가 2027년부터 2028년까지 국내 전기차(EV) 생산량을 200만 대로 대폭 확대할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 야심찬 계획은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대통령의 청정에너지 전환 정책 가속화에 따라 추진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를 동남아시아 전기차 제조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시키려는 대규모 국가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이 목표는 2024년 5월 26일(현지 시간) 자카르타에서 열린 ‘에너지 및 광물 포럼 2025’에서 바흘릴 라하달리아(Bahlil Lahadalia) 에너지광물자원부(ESDM) 장관이 직접 발표했다.
그는 “프라보워 대통령의 핵심 목표 중 하나는 2027~2028년 사이 인도네시아가 200만 대의 전기차를 자체 생산하는 체제를 확립하는 것”이라며, “이는 곧 에너지·제조 산업 구조 전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배터리 공급망 구축…150GW 필요
이처럼 대규모 전기차 생산 확대 계획의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히는 것이 바로 대용량 배터리 공급 능력 확보다.
바흘릴 장관은 “정부 분석에 따르면 10GW(기가와트)급 배터리 공급만으로도 약 15만 대의 전기차 생산이 가능하다”며, “200만 대 생산을 위해서는 150GW의 전기 배터리 용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준비 작업의 일환으로, 정부는 2025년 6월 전기차 배터리 생산 생태계 구축을 위한 대형 기공식을 공식적으로 계획했다.
글로벌 협업…중국 CATL 등 참여
이번 프로젝트에는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 중 하나인 중국의 컨템포러리 앰퍼렉스 테크놀로지(CATL)와 복수의 인도네시아 국영기업들이 전략적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배터리의 주원료인 니켈 산업 부문에서 하류화(Downstreaming) 정책을 가속화해 부가가치 창출과 함께 산업 생태계 내 인도네시아의 통제력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바흘릴 장관은 지금까지 인도네시아가 글로벌 소재·부품 프로젝트에서 상대적으로 ‘소수 주주’에 머문 현실을 반성적으로 짚으며, “앞으로는 전기차 및 배터리 생태계에서 인도네시아가 반드시 다수지분을 보유·통제하는 구조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산업에서 주권을 반드시 확보할 것”이라는 강한 의지도 드러냈다.
협력 파트너로 중국 택한 배경…“실질적 투자 의지 확인”
이러한 협력 구조 설정에 대해 바흘릴 장관은 중국을 주요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중국은 투자 실현에 대한 강한 의지와 신뢰를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과 유럽 국가들에 대해서는 “구체적 실현력이 부족하고, 제안 수준에 머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언제든 모든 국가와의 협력 기회를 열어두고 있다”면서도, “단, 실질적 투자가 선행되어야 하며, 단순한 제안서 제출로는 우선권을 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향후 전망…제조업 경쟁력 강화·탄소중립 실현 동력으로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인도네시아 국산 전기차 산업의 실질적 자립을 뒷받침할 뿐 아니라, 대규모 제조업 부문의 경쟁력 제고와 미래 친환경 성장 모델 구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흘릴 장관은 “국가 전기차 산업 생태계 구축과 통제권 강화는 향후 인도네시아가 탄소중립(탄소 제로)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는 핵심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대규모 청정에너지·전기차 산업 전략이 실현될 경우, 인도네시아는 원자재 수출 위주 산업구조에서 고부가가치 제조업 중심국으로 한 단계 도약하며, 동남아시아 내 녹색성장 및 친환경 모빌리티 전환을 이끄는 선도적 위치에 오를 전망이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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