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명 학생 피해 속출, 예산·행정 문제 및 부패 의혹까지 제기
정부가 시행 중인 ‘무료 영양 급식 프로그램(Makan Bergizi Gratis, 이하 MBG)’을 통해 음식을 섭취한 학생 수백 명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이자, 시민 감시단체가 프로그램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도네시아 부패 감시단(Indonesia Corruption Watch, 이하 ICW)은 최근 여러 학교에서 연이어 발생한 식중독 사태와 관련해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에게 무상급식 MBG 프로그램 중단을 촉구하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부패 감시단 ICW에 따르면 현재까지 최소 260명의 학생이 해당 급식을 먹은 뒤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ICW는 성명에서 “MBG 프로그램으로 제공되는 음식의 질이 최소 영양 기준에 미치지 못하며, 단백질과 비타민 함량이 부족하고 메뉴의 다양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섭취 부적합 판정을 받은 삶은 달걀이 배식되거나, 맛이 없어 학생들이 음식을 그대로 버리는 사례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 중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곳은 서부 자와주 찌안주르 지역의 MAN 1(국립 이슬람 고등학교)과 SMP PGRI 1(중학교)로, 총 78명의 학생이 식중독 증세를 보여 현지 보건 당국은 비상사태(Kejadian Luar Biasa, KLB)를 선포하기까지 했다.
이 외에도 술라웨시 텡가라주, 중부 자와주, 숨바 티무르, 반텐주 등 인도네시아 전역의 여러 학교에서 적게는 13명에서 많게는 60명에 이르는 집단 식중독 사례가 잇따라 보고됐다.
찌안주르 보건 당국 관계자는 “현재까지 21명의 학생이 의료 시설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나머지는 자택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관련 조사를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식중독 문제 외에도 무상급식 MBG 프로그램은 운영 전반에 걸쳐 여러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남부 자카르타의 한 협력 급식업체는 지난 2월부터 운영비 약 9억 7천 5백만 루피아를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국가 영양청(Badan Gizi Nasiona, BGN)이 자금을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간 전달 기관인 특정 재단(Media Berkat Nusantara, MBN)이 정산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패척결위원회(KPK) 또한 MBG 프로그램 운영 과정에서의 부정행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세티오 부디얀토 KPK 위원장은 1인당 급식 단가가 당초 책정된 금액보다 삭감되었다는 보고를 접수했으며, 특히 지역 단위에서의 부정행위 발생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인도네시아 부패 감시단 ICW는 더 나아가 ▲식품 공급업체와 권력층 간의 이해충돌 의혹 ▲예산 집행 규정 위반(제3자 재단을 통한 자금 전달) ▲학교별 식기 품질 차이 등 서비스 불균형 ▲프로그램 실행 인력 모집 과정의 불투명성 및 군 개입 정황 등 총체적인 부실 운영 문제를 지적하며 프로그램의 근본적인 재검토와 책임 규명을 요구했다.
잇따른 식중독 사태와 각종 비리 의혹으로 인해 야심 차게 시작된 무료 영양 급식 프로그램은 인도네시아 사회의 우려로 확산하고 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이 기사가 정보에 도움이 되셨는지요? 기사는 독자 원고료로 만듭니다. 24시간 취재하는 10여 기자에게 원고료로 응원해 주세요. 한국 인도네시아 문의 카톡 아이디 haninpost
*기사이용 저작권 계약 문의 : 카톡 아이디 haninpost
카톡아이디 haninpo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