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S 10 / 강주영
1무하람(1 Muharram)은 전 세계 무슬림들에게 이슬람력(히즈리력)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뜻깊은 날이다.
서양의 새해가 축제와 파티로 기념되는 것과 달리, 이슬람 새해는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고 삶을 새롭게 다짐하는 시간으로 여겨진다.
이슬람 새해가 1무하람에 시작된 역사는 약 14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슬람 초창기에는 체계적인 달력 제도가 없어, 이슬람 제국의 중앙과 지방 간 소통에서 날짜 표기가 불명확해 행정적인 혼란이 자주 발생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2대 칼리파 우마르 빈 알-카타브(Umar bin Khattab)는 공식적인 달력 제정을 추진했다.
우마르 칼리파는 주요 동료들을 소집해 이슬람력의 기준을 논의했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일부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탄생일을, 또 일부는 그가 처음 계시를 받은 날을 기준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예언자의 서거일을 기준으로 삼자는 의견도 있었다.
최종적으로 동료들은 무함마드가 메카에서 메디나로 이주한 ‘히즈라’를 기준으로 삼는 데 합의했다. 히즈라는 단순한 이주를 넘어, 이슬람 공동체가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역사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히즈라가 일어난 해가 이슬람력 1년으로 정해졌고, 이슬람 달력은 ‘히즈리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역사적으로 이슬람력 1년 1무하람은 서기 622년 7월 16일에 해당한다.
예언자의 히즈라가 실제로는 라비우르 아월 달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슬람력 새해는 무하람으로 시작된다. 이는 무하람이 이슬람에서 특별히 신성시되는 4개의 ‘금기의 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고대 아랍 사회에서도 무하람은 평화와 경건을 상징하는 달로 존중받아 왔으며, 이슬람 최대 종교 행사인 성지순례(하즈)가 끝나는 둘히자 달 직후에 위치한다는 점도 고려됐다.
이슬람에서 새해는 단순히 달력의 숫자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고 더 나은 삶을 결심하는 상징적인 시간이다.
‘히즈라’가 단순한 물리적 이동을 넘어, 어둠에서 빛으로, 방황에서 자각으로, 죄에서 회개로 나아가는 변화를 의미하는 것처럼, 1무하람도 새 출발의 정신을 되새기는 날로 자리잡고 있다.
무슬림들은 이 날을 계기로 자신을 성찰하고, 더 나은 공동체와 더 나은 자신을 위해 새로운 마음가짐을 다진다.
인도네시아 곳곳에서는 힌두교, 기독교, 불교 등 여러 종교의 기념일도 함께 존중받는다. 종교가 다르더라도 서로의 전통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뿌리내린 덕분에, 다양한 신앙과 관습이 공존하는 인도네시아 사회는 하나의 ‘화합의 축제’를 만들어낸다.
특히 이슬람 새해와 같은 날들은 개인의 신앙을 넘어 공동체 전체가 더 단단해지고, 서로를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도 한다.
이슬람권 여러 나라에서는 1무하람을 맞아 다양한 종교적 행사가 진행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공동 기도와 설교가 열리고, 가족과 함께 새해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마련된다.
새해 첫날을 맞아 금식이나 자선 활동을 실천하며, 개인적으로도 지난 한 해를 반성하고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정하는 계기로 삼는다. 화려한 축제 대신 조용한 감사와 다짐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것이 이슬람 새해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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