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 수 급감에 따른 자카르타 호텔·레스토랑업 대규모 폐업 위기

(자카르타=한인포스트) 2025년 들어 자카르타의 호텔과 레스토랑 업계가 전례 없는 경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객실 점유율 하락, 방문객 수 급감, 운영비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호텔·레스토랑 산업 전반이 대규모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이라는 불가피한 선택을 앞두고 있다.

이에 업계는 인력 감축, 소유 건물 매각, 그리고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급증하는 경영 압박…방문객 감소와 대량 해고 현실화

인도네시아 호텔 및 레스토랑 협회(DP Jakarta, PHRI DK Jakarta)는 2025년 1분기 최신 설문조사(2025.4 기준)를 통해 자카르타 소재 호텔의 96.7%가 객실 점유율 하락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3~2024년과 비교해도 이례적인 수준으로, 산업 전반의 위기가 현실로 다가왔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호텔 경영자들은 구조조정에 착수하고 있다. 응답 호텔의 70%는 상황이 계속 악화될 경우 전체 직원의 10~30%에 달하는 대규모 해고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90%의 호텔이 일용직 노동자를 감축하거나 근무시간을 단축했고, 36.7%는 정규직 인력까지 감축했다.

이처럼 대규모 인력 감축이 예고되면서 자카르타 고용시장과 지역 경제에 심각한 충격이 우려된다.

자산 매각까지…늘어나는 호텔 매물

더 이상 영업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한 일부 호텔 소유주들은 부동산 시장, 특히 OLX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 호텔 건물을 대거 매물로 내놓고 있다.

실제로 자카르타 OLX에는 470억 루피아에서 5,000억 루피아에 이르는 다양한 규모의 호텔 매매 광고가 확인된다.

예를 들어 반덴간 지역 1,174㎡ 대지, 2,689㎡ 건물의 6층 호텔이 650억 루피아에 매물로 나왔고, 바랏 탐안사리 지역 대지 12,543㎡, 건물 14,932㎡의 대형 호텔은 5,000억 루피아에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호텔 내부에는 카페, 회의실, 노래방, 스파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포함돼 있으나, 시장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추가 매물 증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제의 원인: 정부 예산 감축, 해외 관광객 부진, 비용 상승, 규제 부담

자카르타 BPD PHRI 슈트리스노 이완토노 회장은 이 같은 위기의 주요 원인을 네 가지로 꼽는다.

첫째, ‘정부 부문 축소’다. 응답자의 66.7%는 관공서 출장 및 회의, 관련 공공행사의 예산 축소가 숙박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었다고 지적한다.

정부 부문은 그간 자카르타 호텔업계의 중요한 시장이었으나, 긴축 정책으로 단기간 내 상당한 수요가 사라진 상황이다.

둘째, ‘해외 관광객 부족’이다. 2024년 통계청(BPS) 기준, 자카르타 방문객 중 외국인 비중은 1.98%에 불과하다. 내수 관광의 한계와 국제여행 회복 지연이 맞물려, 글로벌 관광객을 통한 외화 유입 및 산업 활성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셋째, ‘운영비의 급격한 증가’다. 호텔·레스토랑 운영에 필수적인 수도요금은 전년 대비 71% 인상, 산업용 LPG는 20% 급등, 최저임금(UMP)은 9% 인상됐다. 이는 숙박·식음료 가격 경쟁력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넷째, ‘복잡한 행정 규제와 인증’이다. 환경 허가, 기능 적합성 인증, 주류 판매 허가 등 각종 절차가 사업주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불필요한 비용과 행정 지연이 위기 상황에서 ‘이중고’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주요 요구사항: 정부 예산 완화와 실효성 있는 지원정책 절실

이에 대해 업계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의 신속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정부 출장·회의와 연계된 예산의 완화적 운용, △자카르타 관광 홍보 강화, △불법 숙박업소(무신고, 미허가 등) 단속 강화로 시장 질서 확립, △수도 및 에너지 요금, 최저임금 등 운영비 인상 억제, △복잡한 허가·인증 절차의 간소화 및 부처 간 정보공유 시스템 구축 등이 핵심적으로 제시됐다.

이완토노 회장은 “호텔·레스토랑 산업은 자카르타 지역 발전에 연평균 약 13%의 수입을 창출하는 주요 산업”이라며,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 차원의 신속하고 세심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예산 절감이 필요하더라도 결정에 앞서 직접적 이해관계자와 사회적 파급효과를 면밀히 검토하고, 무분별한 축소가 이뤄지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제·고용에 더욱 치명적인 파장 우려

현재 자카르타의 숙박 및 식음료업 종사자는 60만 3,000여 명(2023년 기준)에 달한다. 구조조정이 현실화될 경우 대량 실직, 자영업 붕괴, 상권 침체 등 경제·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도 “경기순환적 침체가 아닌 구조적 위기의 신호”라며 철저한 진단과 근본적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정부와 업계, 그리고 시민사회가 협의하여 현실적인 지원책과 규제 완화, 해외 관광객 유치·홍보 등 복합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자카르타 호텔·레스토랑 산업의 장기 침체와 지역경제의 고용·수요 동력 약화가 우려된다.

자카르타 호텔·레스토랑 산업의 위기는 단순히 한 업계의 문제가 아니라, 고용과 경제, 도시 이미지를 아우르는 복합적 현상임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있다.

경기침체의 악순환 고리를 끊고, 산업의 경쟁력 회복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의 적극적인 협력, 시장 신뢰 제고, 행정 효율화, 그리고 국제관광 마케팅이 적극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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