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익은 소리
밤늦도록
창밖에 서성인다
밤새 쓰고 또 지우던 편지
파도 소리에 젖어
먼 항해에서 돌아온 목소리
바닷새의 눈빛에 잠겼다
머물 수 없는 구름 밀어
동그란 아픔
유리창에 방울 음표 그린다
멀어져 가는 밤
젖은 실개천에
실로폰 두드리는 소리
시작 노트:
시는 상상력의 예술이다. 「빗소리」는 시 한 편으로 상상력이 어느 정도 극대화되는지 잘 보여준다. 비가 내리는 소리에서 파도 소리로 출렁이는가 싶더니 젖은 실개천에서 실로폰 두드리는 소리로 마무리하고 있다. 소리의 영역이 바뀌는 여정에는 “머물 수 없는 구름 밀어/ 동그란 아픔/ 유리창에 방울 음표”가 자리 잡고 있다. 상상력과 은유가 극대로 발휘되는 순간, 시상에 잡힌 온갖 상념도 사라진다. 글: 김주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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