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의 반란’…현대차·기아, 인도네시아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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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을 잡기 위해 연말께 현지 완성차 공장에서 친환경차 등을 본격적으로 생산한다. 중국도 일본 차 브랜드가 시장의 95% 가까이를 차지한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전기차 등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성장성이 큰 인도네시아에서 한·중·일 ‘자동차 삼국지’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8월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말 인도네시아 브카시시에 연 15만 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준공하고 양산에 들어간다. 전략 모델로 개발이 마무리 단계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소형 다목적차량(MPV)을 제조할 계획이며 아세안 시장에 특화된 전기차 생산도 검토 중이다.

현대차는 또 LG에너지솔루션과 1조20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고, 2024년 상반기부터 연 15만 대분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기로 했다.

중국 완성차업체 체리자동차는 최근 내연기관 SUV와 친환경차 등 5개 모델을 연내 현지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2000년대 초반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가 일본 브랜드에 밀려 고배를 마신 뒤 재진입하는 것이다.

중국 완성차업체 둥펑소콘(DFSK)과 상하이자동차·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사인 울링자동차는 현지에서 저가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2050년부터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전기차 판매만 허용하겠다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방침에 맞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전기차로 승부를 건다.

현대차와 중국 자동차업계가 인도네시아 시장에 발을 들이는 이유는 미래 성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가 닥쳤던 지난해(53만2027대)를 제외하면 매년 100만 대 이상 신차가 팔리고 있다. 인구는 2억7636만 명에 달하지만 자동차 보급률은 10명당 0.9~1대에 불과하다.

인도네시아 시장은 1970년대부터 일본의 독무대였다. 올 들어 7월까지 도요타(31.3%), 다이하쓰(18.3%), 미쓰비시(12.8%), 혼다(12.5%), 스즈키(10.5%)가 점유율 1~5위를 차지하고 있다. 마쓰다(0.4%), 닛산(0.2%)을 더하면 시장 점유율이 94.8%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중국과 한국 차의 추격도 본격 시작됐다. 울링차의 1~7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517.2% 늘었다. 지난 1월 1.5%였던 점유율은 7월 3.1%로 올랐다. 현지 매체는 “중국 전기차가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는 데다 사후서비스(AS) 보장 확대 등으로 일본 차의 품질을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CATL은 현지 배터리 공장을 2024년 가동해 친환경차 시장을 확대한다.

현대차와 기아의 1~7월 점유율은 각각 0.3%, 0.4%로 낮은 편이지만,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72.2%, 396.0% 증가했다. 증가율로는 각각 3위와 2위에 올라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인도네시아에서 중국과 한국이 친환경차로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일본이 과거 가전과 스마트폰에서 밀렸던 것과 같은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