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도 투자했다”…인니, 새로운 시장으로 급부상

인도네시아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사이에서 새로운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중국과 인도 간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인도네시아가 인도에 이어 차세대 글로벌 기술산업 기지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인구가 세계에서 4번째로 많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닛케이아시안리뷰(NAR)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주요 외신은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성장 가능성이 큰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으로 인도네시아를 꼽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앞서 인도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대규모 투자를 한 미국의 5대 정보기술(IT) 기업인 ‘GAFAM'(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은 최근 앞다퉈 새로운 투자처로 인도네시아를 지목하고 나섰다. 이들 모두 인도네시아의 유니콘 기업(몸값 10억 달러 이상의 신생 기술기업)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회사인 토코피디아(Tokopedia)와 부칼라팍(Bukalapak)은 지난 11월 미국의 기술 기업으로부터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자받은 회사로 꼽혔다. 지난 10월 또는 11월 초, 구글은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과 함께 ‘인도네시아의 알리바바’로 불리는 토코피디아에 3억5000만 달러(약 3848억원)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Goo이는 앞서 소프트뱅크와 알리바바로부터 투자를 받은 토코피디아는 구글 외에도 페이스북과 MS, 아마존 등 미국 대형 IT 기업들과 꾸준히 투자 논의를 진행해 온 결과다. 미국의 IT 기업이 인도네시아로 눈길을 돌리는 데는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데다 최근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인터넷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또 다른 인도네시아 출신 유니콘 기업인 부칼라팍도 MS로부터 1억 달러(약 1100억원)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칼라팍은 ‘동남아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스타트업이다. 온라인에서 금융과 통신 등 다양한 상품에 대해 판매자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오픈마켓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부칼라팍의 회사 가치는 30억 달러(약 3조3000억원)에 달한다. 중국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도 이 회사 지분의 19.4%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몸집이 큰 글로벌 기업들의 새로운 투자처로 인도네시아가 떠오르는 데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점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약 2억7300만명으로 중국과 인도,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다. 동시에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 스타트업이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새로운 투자를 염두에 두고 고민하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안성맞춤인 지역인 셈이다.

또 미국과 중국, 중국과 인도 등 최근 불거진 국가 간 갈등도 인도네시아가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는 데 힘을 보탰다. 작년까지만 해도 미국의 IT 기업의 투자는 대부분 인도에 집중돼있었다. 그러나 미·중 패권 다툼에 인도도 직간접적으로 연계되면서 위험을 피하기 위한 기업들이 하나둘씩 인도네시아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샤오미 창립자가 세운 ‘슌웨이캐피털’을 비롯해 중국의 주요 벤처캐피털들이 점점 인도에서 인도네시아로 투자 시선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일각에서는 미·중 갈등에 어부지리로 인도네시아가 수혜자로 급부상했지만, 친중 성격이 강한 조 바이든이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미국 기업의 투자 판세가 바뀔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알파 JWC의 공동창립자인 제프리 조는 “차기 정부가 앞으로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갖겠다고 결정하더라도 아시아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생각은 확실히 달라졌다”며 “투자자들은 집중 투자에 대한 위험도에 대해 생각하면서 다각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이 인도네시아에 투자하기에 가장 적기”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대체투자 전문 리서치기관 프레킨(Preqin)에 따르면 2019년 미국 기업이 인도네시아에 직접 투자한 건수는 지난 2016년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투자 금액은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건수는 물론 투자 자금도 최근 인도네시아로 쏟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NAR은 “올해 미국 기업이 인도네시아에 투자한 거래 건수가 2019년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며 낙관론을 내놓기도 했다.<aju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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