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우울’ 방치하면 고위험 우울증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사람들의 심리건강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뿐 아니라 역대 가장 길었던 장마 기간과 경기침체까지 겹치며 고립감과 경제적 압박이 심화돼 ‘코로나 우울’이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탈리아에선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402명을 한 달간 추적 조사했더니 이 중 28%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는 우울 증세를 보였고 불안감을 호소한 경우도 42%나 됐다. ‘자살 예방의 날’(9월 10일)을 앞두고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인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의 도움말로 고위험 우울증 환자의 조기 발견과 대처 방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 사회적 재난으로 우울증 확산 사회적 재난 상황에서의 우울증 확산 현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경제적 재난 상황이었던 1998년의 외환위기와 2003년 카드대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도 자살률이 높아졌다. 홍 교수는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사회 환경 변화는 인간의 정신과 신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에게 정신적 상처의 흔적이 남고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또 “코로나19 위기를 넘기더라도 그 상흔이 공포증이나 우울증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우울증이 심각한 상태로 지속되거나 심해지는 고위험 우울증 환자의 경우 우려해야 할 문제는 바로 자살 위험이다. 특히 우울 증상을 느끼고 상담치료나 약물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주의가 필요하다. 우울장애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들이 고위험 우울증으로 발전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기존에 항우울제를 복용하던 환자 3명 중 1명은 최소 2개 이상의 다른 치료제를 적정 용량, 적정 기간 동안 복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히 반응하지 않는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로 분류된다. 해외논문에 따르면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의 자살률은 일반 우울증 환자에 비해 7배, 일반인에 비해서는 20배 높다. 홍 교수는 “대개 항우울제를 투여하고 효과가 있는지를 판정하기까지 보통 3∼4주를 기다려야 하는데 치료 저항성 우울증이나 자살 생각을 동반한 우울증 환자들은 이 기간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할 우려가 있다”며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치료법도 있으니 널리 활용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우울 증상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 우울 증상이 만성화, 심화되면서 고위험 우울증으로 발전하지 않으려면 우울 증상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낮추는 노력이 중요하다. 백 교수는 “우울증도 다른 신체 질환처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할수록 결과가 좋지만 우울증 상태에서는 본인이 우울증인 것을 모르거나 알고도 편견이나 차별에 대한 우려로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 교수는 “지금 내가 우울증 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전문의들은 고위험 상태의 우울증 환자를 돕기 위해서는 특히 가족과 보호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평소 건강하던 사람이 연속적인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심한 우울증에 빠지게 되고 이후 자살까지 생각하게 되는 데는 보통 한 달이 채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백 교수는 “우울증 환자는 절망감 때문에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지 않거나 심지어 거부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잘못 접근하면 갈등만 커질 수 있으므로 자살의 경고신호가 있다고 판단되면 가족이나 동료가 먼저 정신건강상담전화 등을 통해 대처방법을 알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가족이나 보호자는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어떤 치료가 필요한 상태이며 어떻게 마음을 열게 할지, 응급 입원이 필요한 상태는 아닌지에 대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감염병 확산에 우울 증상자 속출
건강하던 사람도 불안감 호소
우울증 환자는 증상 더 심해져
자신의 상태 파악이 가장 중요… 악화 땐 가족-지인에 요청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사람들의 심리건강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뿐 아니라 역대 가장 길었던 장마 기간과 경기침체까지 겹치며 고립감과 경제적 압박이 심화돼 ‘코로나 우울’이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탈리아에선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402명을 한 달간 추적 조사했더니 이 중 28%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는 우울 증세를 보였고 불안감을 호소한 경우도 42%나 됐다. ‘자살 예방의 날’(9월 10일)을 앞두고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인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의 도움말로 고위험 우울증 환자의 조기 발견과 대처 방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 사회적 재난으로 우울증 확산
사회적 재난 상황에서의 우울증 확산 현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경제적 재난 상황이었던 1998년의 외환위기와 2003년 카드대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도 자살률이 높아졌다. 홍 교수는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사회 환경 변화는 인간의 정신과 신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에게 정신적 상처의 흔적이 남고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또 “코로나19 위기를 넘기더라도 그 상흔이 공포증이나 우울증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우울증이 심각한 상태로 지속되거나 심해지는 고위험 우울증 환자의 경우 우려해야 할 문제는 바로 자살 위험이다. 특히 우울 증상을 느끼고 상담치료나 약물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주의가 필요하다. 우울장애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들이 고위험 우울증으로 발전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기존에 항우울제를 복용하던 환자 3명 중 1명은 최소 2개 이상의 다른 치료제를 적정 용량, 적정 기간 동안 복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히 반응하지 않는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로 분류된다. 해외논문에 따르면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의 자살률은 일반 우울증 환자에 비해 7배, 일반인에 비해서는 20배 높다.

홍 교수는 “대개 항우울제를 투여하고 효과가 있는지를 판정하기까지 보통 3∼4주를 기다려야 하는데 치료 저항성 우울증이나 자살 생각을 동반한 우울증 환자들은 이 기간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할 우려가 있다”며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치료법도 있으니 널리 활용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우울 증상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
우울 증상이 만성화, 심화되면서 고위험 우울증으로 발전하지 않으려면 우울 증상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낮추는 노력이 중요하다. 백 교수는 “우울증도 다른 신체 질환처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할수록 결과가 좋지만 우울증 상태에서는 본인이 우울증인 것을 모르거나 알고도 편견이나 차별에 대한 우려로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 교수는 “지금 내가 우울증 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전문의들은 고위험 상태의 우울증 환자를 돕기 위해서는 특히 가족과 보호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평소 건강하던 사람이 연속적인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심한 우울증에 빠지게 되고 이후 자살까지 생각하게 되는 데는 보통 한 달이 채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백 교수는 “우울증 환자는 절망감 때문에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지 않거나 심지어 거부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잘못 접근하면 갈등만 커질 수 있으므로 자살의 경고신호가 있다고 판단되면 가족이나 동료가 먼저 정신건강상담전화 등을 통해 대처방법을 알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가족이나 보호자는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어떤 치료가 필요한 상태이며 어떻게 마음을 열게 할지, 응급 입원이 필요한 상태는 아닌지에 대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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