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수출금지’ 니켈 싣고 출항 한국인 선장에 징역 1년

올해 2월 인도네시아서 싱가포르 향하던 팬배고니아호 나포돼

인도네시아 정부의 갑작스러운 수출금지 결정에도 니켈 원광을 싣고 출항했다가 체포된 해운사인 팬오션 소속 한국인 선장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28일 팬오션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법원은 올해 2월 인도네시아에서 수출금지 품목으로 지정된 니켈을 싣고 싱가포르로 향한 혐의로 나포된 벌크화물선 팬베고니아(PAN BEGONIA)호 선장 한국인 A(55)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올해 2월 14일 관세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A씨는 싱가포르에 가까운 인도네시아 까리문의 구치소에서 5개월 넘게 수감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팬오션은 선장이 불구속 상태로 수사·재판받을 수 있도록 현지 변호인을 선임해 노력했으나 소용이 없었고, 벌금형이 아니라 실형이 선고되자 추가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팬베고니아호에 실린 니켈 원광을 내려놓으면 배는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세관은 배에 실린 니켈 원광 4만5천t을 경매에 부쳤지만, 입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앞서 작년 10월∼올해 2월 인도네시아 빈탄섬 인근에 닻을 내렸다가 영해 침범 혐의로 인도네시아 해군에 나포됐던 한국 운용 선박 세 척은 벌금 등을 내고 풀려났다.

팬베고니아호는 작년 10월 말 용선계약에 따라 술라웨시섬 포말라항에서 니켈을 싣고 출항할 예정이었으나 니켈 광산들이 출항 직전 니켈 원광 수출 중단 결정을 내리면서 발이 묶였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더는 니켈 원광을 수출하지 않고, 자국 내 제련소에서 직접 제련해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겠다며 수출 금지 결정을 내렸다.

중국의 니켈 구매자와 인도네시아 공급자 간 이해 충돌로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채 해를 넘겼고, 팬베고니아호는 올해 2월 니켈 원광을 실은 채 싱가포르로 출항했다가 붙잡혔다.

선사 측은 국제해사기구(IMO)가 올해부터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대폭 강화했기에, 이를 어기지 않고자 싱가포르에 가서 저유황 연료를 싣고 인도네시아로 돌아오려 했다고 주장해왔다.
(자카르타 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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