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서 잇단 ‘러브콜’ 받는 한국 유화업계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잇따라 ‘러브콜’을 받고 있다. 국가 인프라 산업 투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포스트 차이나’를 물색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사업 협력도 점차 늘고 있는 모양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와 현지 전기자동차(오토바이) 사업 및 현지 투자와 관련해 의견을 교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까지 투자 확정은 아니지만 향후 긴밀한 사업 협력을 위한 만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아직까지 인도네시아에선 직접적인 생산 활동이나 투자를 진행한 바 없다.

LG화학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와 투자 및 전동화 정책과 관련된 논의를 통해 향후 긴밀히 협력하기로 한 수준의 회의를 갖기는 했지만 직접적인 투자가 결정되진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아구스 구미왕 인도네시아 산업부 장관이 최근 공개적으로 LG화학에 러브콜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구미왕 장관은 최근 “LG화학이 인도네시아의 전기차 시범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실제 LG화학 측과 미팅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어 “LG화학이 전기모터 배터리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시범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지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8개 오토바이 업체들과 LG화학이 협력하길 바란다”고도 했다. 사실상 인도네시아 정부가 LG화학과의 협력을 끌어내기 위해 선제적으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말엔 SK그룹을 지목하며 유화산업 투자를 요청하는 사례도 있었다. 구미왕 장관은 당시 “인도네시아는 유화제품을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SK그룹이 유화산업에 투자해주길 바란다”고 공개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실제 인도네시아는 유화제품의 60% 가량을 수입하고 있으며 최근 현지 정부는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외국업체들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케미칼이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건설 프로젝트도 같은 맥락이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부지 조성 공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투자액을 기존 4조5000억원에서 5조원으로 증액하는 등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16년 인도네시아 국영기업으로부터 토지를 매입하는 등 현지 정부로부터 여러 투자지원을 받고 있다. 최근 만난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는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투자의 경우 현재 부지공사 중인데, 업황이 하도 좋지 않다 보니 본격 투자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최근 산업 유치를 공격적으로 진행하면서 기존에 부족했던 유화·소재 분야에 대한 한국기업들에게 러브콜을 많이 보내고 있다”며 “국내 유화업체들 입장에서도 중국을 벗어나 잠재력이 풍부한 동남아에 거점을 마련하고 다양한 연계사업을 전개하려는 수요가 있어 앞으로도 이 같은 협력과 러브콜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daily>

제보는 카카오톡 haninpost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