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산지석(他山之石)이 아닌 학습실행(學習實行)이 필요

글. 김용욱 / 한인포스트 칼럼리스트

2018년 무술년(戊戌年) 이 시작되었다. 무술의 무가 ‘황색(黃)’을 뜻하기에 ‘황금 개의 해’라고도 불린다. 60 간지 중 35번째 인 황금 개띠의 의미를 가질 만큼 올해는 경제적으론 매우 중요한 이슈가 많을 듯 하다. 그 중 첫 번째로 오늘은 미국발 감세전쟁의 서막을 얘기하고자 한다.

100% 인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2008년 금융위기 후 10년이 지난 지금 글로벌 경제에 회복세가 보이는 부분이 많이 보이는 상황이다.

특히나 리먼브러더스 사태의 근원지인 미국이 양적완화라는 초강세 비경제정책으로 경제위기 후 1년 만에 곧바로 회복과 동시에 지난 9년간 꾸준히 상승하여 역사상 최장기 호황에 버금가는 상황이다. 경제는 숫자로 말하기에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4%에 육박하고 실업률도 10% 수준에서 4.1%라면 자연실업률에 근접한 완전고용 상태다.

양적완화의 뒤를 이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선택한 전략은 세제개편이다. 최종 확정 개편안은 현행 최고 법인세율 35%를 21%로 낮추는 법안이다. 그간 미국과 선진국들에서 주로 사용하던 ‘금용통화정책’을 버리고 ‘재정정책’으로 프레임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항상 그렇듯이 경제성장을 위해 금용정책이 좋으냐 재정정책이 먼저냐 이런 논쟁은 논란의 여지가 많은 이슈 들이지만 일단 미국은 10년 동안 1조 5천억 달러(약 1,360조원)의 감세로 인한 경제부양효과를 선택했다.

법인세 감세로 인한 경제효과는 달리 말하면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기’라 할 수 있다. 경제부양은 아무리 통화량을 늘린다 해도 기업활동과 기업창출이 확대 되지 않으면 한계에 도달한다. 글로벌화 된 현실에서 법인세가 낮은 나라로 기업의 이동은 자연적 현상이고 이러한 법인세 경쟁에 전 세계가 동참을 한 상황이다.

프랑스 마크롱정부는 현재의 강력한 노동개혁과 함께 33.33%의 법인세율을 2011년까지 단계적으로 25%까지 내린다고 한다. 영국은 2020년까지 현19% 법인세율을 17%로 낮춘다 하고, 일본도 29.97% 수준을 최저 20% 수준의 실질법인세로 낮추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한국만은 2018년 새해부터 현 22%를 25%로 올리는 법인세가 시행된다.

과연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경제 선진국들이 감세전쟁에 동참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이 역시 전문가들에 따라 의견이 분분한 이슈일 수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거대화 되어가는 G2 중국을 향한 견제와 미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비라 할 수 있다. 중국은 그간 해외기업 투자에 세제 우대를 많이 해주던 국가다.

이로 인해 해외자금이 많이 들어왔고 돈이 많은 정부의 정책 주도로 경제발전을 해 온 나라다. 그러나 해외 선진국들이 모두 법인세를 인하한다면 중국도 감세에 동참해야 하고 감세로 세수가 줄어들면 정부주도의 정책을 유지하기 힘들 수 있다는 해석이다.

4차 산업에 대한 대비도 감세의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방위산업과 항공산업과 같이 미국이 현재우위를 점하는 업종의 혜택이 감세의 대상임은 물론 인공지능(AI)나 사물인터넷(IoT) 관련 벤쳐기업 등도 유리할 만큼 미국이 이제는 기업하기에 매력적인 나라로 변해갈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아예 ‘조세피난처’임을 홍보까지 하는 기업홍보전쟁까지 일으키는 상황이다.

시경(詩經)에 ‘타산지석(他山之石)’ 이라는 말이 있다. 다른 산에서 나온 조악한 돌멩이라도 자신의 보석을 가는 데 도움이 된다는 뜻에서 유래한 말로, 다른 사람의 하찮은 언행(言行)일지라도 자신의 지덕을 닦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실제 우리가 사용하는 ‘타산지석’은 잘못된 표현이다. 자신보다 어리거나 못한 사람들에게는 사용하더라도 지식이나 연배가 높은 대상에겐 결코 잘못된 표현이다. ‘선생님의 말씀을 타산지석으로 삼겠습니다’는 실례인 것처럼.

많은 언론에서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의 감세전쟁을 두고 ‘타산지석’을 삼아야 한다고 한다. 한국의 13배가 넘는 경제규모의 국가가 추진하는 감세정책을 타산지석의 하찮은 언행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아직 경제규모가 작은 그리고 경제성장이 미약한 국가들에겐 학습(學習)과 실행(實行)의 부족이다. 그들은 노동과 저축, 투자의욕이 세율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정보는 일부러 더 열심히 찾고 공부한다. 보고 싶고 듣고 싶은 정보만 공유하는 글로벌 외톨이는 북한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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