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재의 누산따라 뉴스데스크

글. 한상재/ 한인포스트 칼럼리스트

설날 임렉과 화교 층

지난주 토요일은 우리의 설날인데요, 인도네시아는 이날을 ‘Tahun Baru Imlek’ 혹은 ‘Lunar New Year’로 쉬는 날이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란 신년인사를 건네지만,
중국인들은 ‘공시 파차이’라는 인사를 합니다. ‘공시는 공손할 공에 기쁠 희, 즉 기쁨을 같이 나누자는 것이고, 파차이는 나아갈 발에 재물 재, 즉 돈 벌러 나가세요’라고 직역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국, 복 많이 받으라는 겉도 같은 말이겠죠. 그러나 중국인들은 복 대신에 ‘’를 넣어 돈을 더 강조하는 인사법이 특이하다고 하겠습니다.

하여간 인도네시아 중국인들은 설날이 되면 끌렌텡(Kelenteng)이나 위하라(Wihara) 라고 하는 관제묘를 찾아가 복을 비는 관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도네시아에서는 이 관제묘를 불교에서 말하는 절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이건 불교에서 말하는 절은 아닙니다. 다만 불교 사찰처럼 변해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에 있는 위하라나 끌렌텡은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나오는 관제묘입니다. 관제묘라는 곳은 장사를 나간 중국인들이 여행 중에 도둑을 만나지 않도록 빌던 곳입니다.

이런 전통을 따라 동남아 국가들에 지어진 관제묘는 해마다 중국인들이 찾아가 돈을 많이 벌게 해달라고 빌기도 하고 요즘은 건강이나 복까지 빌기도 하는 그런 곳이 된 것 같습니다. 하여간 관제묘는 거의 모두 붉은색으로 채색되고 있는 기와집으로 중국인들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내부엔 온통 황금빛과 푸른 빛으로 삼국지에 나오는 관우와 장비, 엄안, 심지어 을지문덕 장군까지 모시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용 그림이나 조형물도 갖춘 데까지 있는 걸 보면 분명 절은 아니고 관제묘가 맞는다는 생각입니다.

인도네시아 중국인들은 대개 자카르타나 수라바야 같은 대도시에 몰려 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볼 때 비교적 부유한 편에 속합니다. 중부 자바 스마랑이나 솔로 등에 사는 중국인들은 대개 봉제라든지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으므로 지방 유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반면 북부 수마트라, 메단, 그리고 중부 수마트라, 잠비와 빨렘방, 벌리뚱(Belitung) 등에 사는 중국인들은 원목 벌채나 주석, 석유개발, 어업 등의 비즈니스가 침체하면서 어려움에 부닥쳐 있습니다. 특히 서부 칼리만탄, 뽄띠아낙과 싱까왕(Singkawang)에 사는 중국인들은 가난과 싸우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은 관제묘에 크게 기대는 고단한 삶을 살고 있다고 보입니다.

정가 태풍의 눈 안따사리 전 KPK위원장 사면

조코위 대통령의 사면으로 18년 형기 중 6년 반 정도만 복역하고 풀려난 안따사리 아자르전 KPK 위원장이 인도네시아 정치권을 뒤흔들어 대고 있습니다. 안타사리(Antasari Azhar) 전 KPK 위원장이 자기를 믿고 기꺼이 사면조치를 해 준 조코위 대통령에게 뭔가 보답하기 위하여 KPU 선관위 정보기술(TI) 도입과 관련된 부정부패 사건과 BLBI 의혹 사건, 즉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공적자금 지원 의혹 사건, 그리고 Bank Century 구제금융(Bail Out) 지원 등, SBY 전 정권에서 모두 덮어 두었던 거대 금융 부정부패 사건을 밝히는데 자진해서 협력할 의사를 밝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사건들은 모두 SBY 전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건들입니다.

라서 조코위 대통령이 이런 사건들의 진상을 밝히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결국 유도요노 전 대통령 정권 당시의 부정부패를 전면 조사하겠다고 하는 것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뭔가 조코위 대통령 측과 SBY 전 대통령 진영 간에 매우 큰 정치적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조코위 대통령이 SBY 전 대통령과 직접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은데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SBY 전 대통령 큰아들을 자카르타 시장 후보에 내세우고 어떻게든 시장을 시키기 위해 무리수를 두다 생긴 갈등 같습니다.

안따사리 전 KPK 위원장은 7년 전, SBY 정부 당시 유도요노 대통령의 사돈과 관계된 Bank Indonesia, Century 은 스캔들 등의 굵직굵직한 부정부패 의혹사건들을 조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라자왈리(주) 국영회사의 이사였던 줄까르나인 씨가 모던 골프장 앞에서 누군가 쏜 권총에 맞아 사망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경찰과 검찰은 그 사건 배후에 안타사리 위원장이 있었다고 엮었습니다. 땅그랑 모던 골프장 한 젊은 여성 캐디를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이 다투다가 안타사리가 줄카르나인을 죽였다고 몰아간 것입니다. 그 사건의 증거는 휴대폰의 SMS였습니다. 마치 최순실 씨의 태블릿 PC의 교신 내용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근거가 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휴대폰은 조사조차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안타사리가 줄곧 허위라고 주장한 바 있지만 전 경찰청장과 검찰은 안타사리를 줄기차게 유죄로 몰고 가 18년 형을 받고 복역하다 중간에 나오게 된 것입니다.

자바 가스 및 스팀 발전(PLTGU) 프로젝트 난관

발전용량 800mw x 2기를 설비하려던 자바(Jawa)-I 가스 및 스팀 발전(PLTGU) 프로젝트가 막다른 골목에 들어섰다는 뉴스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발전소 건설 후 전기를 PLN 에 팔고 사는 계약서가 취소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쨌든 이렇게 되면 조코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35,000mW 발전 계획은 큰 차질을 빚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다고 조코위 정부가 이대로 그냥 놔둘 린 없고 뭔가 해결책을 찾아낼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로 이 자바 I 발전소 건설은 뻐르따미나(Pertamina)와 일본 마루베니(Marubeni), 그리고 소짓스(Sojitz)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어획법 강화로 어묵 공장 폐업

인도네시아 전국에 퍼져 있는 15개 수리미, 즉 어묵 공장이 급기야 문을 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어묵 공장 중에는 Jawa Seafood(주)이라고 하는 한국계 어묵 공장 하나도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Cantrang 이라고 하는 어획법입니다. 조코위 정부 들어 수시 해수부 장관이 이와 같은 저인망 어법으로 더는 고기를 잡을 수 없도록 아무 대책 없이 규제하는 바람에 어묵을 만드는 공장들이 원자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어묵으로 쇼마이(Siomay)라는 것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Bakso Ikan라든지 Kerupuk을 만들어 파는 등 수요가 많습니다. 또 바나나 잎으로 어묵을 얇게 싸서 숯불에 구운 Otak Otak 이란 것도 있는데요, 이건 맛이 아주 근사하고 맛있습니다.

조코위 대통령 Hoax 근절대책 의지hoaxwarning

조코위 대통령은 Hoax 근절, 즉 가짜 뉴스가 계속 번지고 있는 것을 어떻게든 근절해 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이미 자카르타는 HI 로터리에서 매주 ‘Hoax Stop’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지난주엔 중부 자바 족자 말리오보로 거리에서도 ‘가짜 뉴스 근절’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가짜뉴스’ 트렌드는 인도네시아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가짜뉴스도 문제가 큰데 우리나라도 최순실 사태와 관련하여 수많은 가짜뉴스가 SNS상에서 판을 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사이버 관련법을 개정하여서라도 어떻게든 Hoax, 즉 가짜 뉴스를 근절해 보겠다고 하는 의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결국, 자카르타-반둥 간 시소망 다리 우회 Tol 건설키로

자카르타-반둥 간 Tol 뿌르발레유니 고속도로 중간에서 Sisomang 다리를 우회하는 임시 Tol 을 건설할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 모든 트럭을 Cisomang 다리의 균열 때문에 Km 99 에서 K107 지점으로 30km를 우회토록 조치하고 있는데 일반 국도가 너무 막히고 혼잡하므로 중간에 임시 톨게이트(Tol Gate)를 만들어 보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자카르타 반둥을 오가는 트럭들이 7km만 우회하게 된다고 합니다.

전 인도네시아 무슬림 학자협의회

조코위 대통령은 ICMI 라고 하는 이슬람 단체의 운영위원들을 만나 국가와 민족이 처한 현재 상황에 대해 현 시국 현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ICMI 는 글자 그대로 전 인도네시아 무슬림 학자들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조코위 정부가 ICMI 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ICMI 는 지혜로운 무슬림들의 모임입니다. 따라서 이 모임에 초대받지 못한 무슬림들은 자동으로 지혜롭지 못한 무슬림이 되는 것입니다. 당시 수하르토 대통령은 자기 정책에 반대하는 무슬림들을 이런 식으로 구분하여 통치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이야 ICMI 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잘 알려진 바 없지만, 조코위 대통령도 수하르토 전 대통령 당시처럼 ICMI 를 적절히 정치적으로 이용해 보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트럼프 위험수위 상승’ 언론보도

인도네시아 신문들은 지난 20일 취임한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를 지켜보며 그것이 인도네시아 국익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분석기사를 연속해서 싣고 있습니다. 제목도 ‘트럼프 위험수위 상승’으로 뽑고 트럼피즘으로 표현되는 ‘미국 우선 정책’ 즉 ‘Polisi America Dulu’에 따라 ‘TPP’를 취소하고 지금까지 맺었던 ‘FTA’도 트럼프 정부가 재협상을 시도하게 될 경우 인도네시아 수출 전선에 미치게 될 영향 등에 대해 갖가지 부정적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를 가진 나라인데 프럼프 정부가 ‘북한 핵보다 이슬람 테러를 더 강조하고 대테러 전쟁 동맹에 참여해 줄 것’을 강조하고 있어서 외교적으로도 더 신경이 쓰이고 있는 가 봅니다. 한편 남중국해 영토분쟁 문제도 중국과 미국만의 문제를 넘어 아세안 국가들의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은 여기까진 신경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연 어디까지가 ‘아메리카 First’ 영향권일지 지금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외국인 불법근무와 과잉단속 논란

불법 외국인 노동자가 인도네시아에서 너무 많이 일하고 있다는 뉴스가 남부 수마트라 Palembang 발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주로 지역 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중국인 노동자들을 말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번엔 인도 사람도 그 가운데 끼어 있다고 합니다. 이들 외국인 노동자들은 원래 노동부 허가를 받을 때 무슨 테크니션이라고 하여 허가를 받았겠지만, 실제 보면 일반 노동자에 불과한 일을 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하는 지적을 합니다. 물론 때에 따라 그럴 수는 있습니다. 워낙 현지인 노동자들이 그런 허드렛 일까지 해주진 않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작은 그런 일까지 하다 처리하다 보니까 그런 것을 가지고 현지 이민국 공무원들이 지나치게 단속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있는 Faldi Zon 국회 부의장이 ‘중국인 불법 노동자’란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인도네시아에 체류하는 외국인 노동자 문제와 정책 방향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 투자하는 외국인 회사들의 경우 분명한 노동허가서 없이 외국인 노동자를 받지 않으면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말합니다. 노동허가 없이 그저 관광비자로 들어와서 일하면 안 되지만 노동허가를 받고 들어와 일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하는 것이죠. 중국이 인도네시아에 투자도 많이 한다고 하지만 실제 투자순위는 5위입니다. 싱가포르, 일본, 미국과 네덜란드에 밀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중국인 노동자들은 정식 노동허가도 받지 않고 자카르타-반둥 고속철 공사장이나 전국 발전소 건설사업장, 심지어 보고르 채소농장에서까지 허드렛일을 하고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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