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동안 수고했습니다”-현장의 달인과 함께하는 송년의 밤

대사관, 현장의 달인과 함께하는 송년의 밤 개최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은 인도네시아 곳곳 현장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일하고 있는 32명 동포들을 지난 12월 13일(금) 초청해 송년의 밤을 개최했다.

TV 프로그램에 ‘생활의 달인’이 있다면 인도네시아에는 ‘현장의 달인’이 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대사 김창범)은 인도네시아 곳곳에서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 현장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일하고 있는 32명 동포들을 지난 12월 13일(금) 대사관 다목적 홀로 초청했다.

이날 ‘현장의 달인과 함께하는 송년의 밤’ 행사에는 칼리만탄섬, 술라웨시섬, 파푸아섬, 수마트라섬, 자와섬에서 일하고 현장직원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 김창범 대사는 참석자 모두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면서 “대사관에서 처음 시도하는 행사로, 산업 현장에서 헌신하는 분을 모셨다. 이 자리에는 오늘 ‘현장의 달인’ 표어 못지않은 분들이라서  다소 걱정이 앞서지만 땀과 열정 그리고 시간과 헌신을 통해 일군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저 한다”고 초대 소감을 밝혔다.

현장에서 오직 외길만 매달려 일하는 근무자가 있다. 현장의 달인이다.

대사관 전조영 공사는 “오지에 근무하다 보면 가장 염려가 되는 문제가 가정문제다. 이를 아쉬워하면서도 현장에서 대한민국이름으로 기업체이름으로 빛도 이름도 없이 노력하신 분들을 모셨다”고 말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 대사관은 2019년 한해가 저물기 전에 현장을 지켜는 분에게 보답하고 감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현장의 달인 송년회에 한인포스트는 몇 분을 만났다.

김창범 대사는 41년째 현장을 지키고 일하고 있는 남정필 대표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김창범 대사는 41년째 현장을 지키고 일하고 있는 남정필 대표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남정필 대표/PT. BANGUN MITRA WANABAKTI
1978년 인도네시아에 왔는데 벌써 41년이 지났다. 당시에는 7인승 비행기 타고 반자르마신에 내려서 또 5시간 보트타고 현장에 도착했다. 당시에는 환경이 너무 열악하고 험해 2년만 있다 가야지 했는데 지금까지 현장에 있다. 중간에 한국에 잠시 나갔다가 코린도에서 다시 조림사업 한다고 해서 다시 돌아 왔다. 조림면적은 10만헥타 1억평 정도 된다. 감이 잘 안오겠지만 서울시보다 큰 조림 면적이다. 현지주민과 늘 함께 동거동락했다. 주민들에게 CSR 보상도 많이 전해주고 주민과 친화적 기업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현주민과 살다보니  낮은 자세로, 존중하는 자세로, 한국인 의지를 갖고 상생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김동호 부장/PT. Bio Inti Agrindo
25년동안 칼리만탄 산림 조림지에 근무 중이다. 김부장은 가족과 떨어져야하는 아픔속에서 일에 대한 의욕으로 충전시키며 이를 극복했다. 하지만 자카르타로 나올 때 가족에게 잘해 준다고 했는데 잘 모르겠다. 25년 전에는 가족과 통신은 <삐삐>로 문자를 나누었다. 지금은 그래도 인터넷이 되니까 낫다.

김창환 차장/PT. Ganda Alam Makmur
지질학과를 전공해 싱가폴에서 취업이후 LG상사 인니지사에서 석탄개발업무를 맡고 있다. 싱가폴보다 후덥지근하지 않아 날씨가 좋다. 인도네시아에서 늦게 결혼하고 가정을 이뤄 기쁘다. 결혼 6년차인데 늘 가족과 떨어져 있어서인지 항상 신혼 생활같은 마음이다.

김지선 상무/ PT. HARINDO
1995년에 이주해 봉제회사에 몸을 담았다. KBN 공단에 있는 회사를 시작으로 봉제사에서 일하고 있다. 일하다보니 시간이 없어 자녀를 학교수업을 돌보지 못해서 늘 미안한 마음이었다. 인도네시아 오기 전에 한국에서 힘들게 살아서 열심히 힘써 일했다. 회사에서 인정을 받기위해 일했고 회사 일에 매진하다보니 업계에서 살아남은 것 같다. 하지만 언제가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한국에 갈 준비가 안돼 걱정이다.

박순태 공장장/PT. Cultech Jaya Indonesia
1998년 5월 사태를 겪었다. 지역 주민들이 5월 사태이후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바꿔졌다. 하지만 민주화에 대한 갈등으로 인도네시아도 근로자 시위가 많아졌고 노사간 갈등도 많아졌다. 어려울 때 회사를 지키야한다는 생각으로 일하다보니 27년이 지났다. 이제 한국가면 못 살 것 같고 불편할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 인도네시아 매력에 빠져있다.

배개천 부장 / PT. TUNAS SAWA ERMA
파푸아 농장에서 어제 12시반에 출발해서 오늘 오후에 자카르타에 왔다. 거의 24시간 온 것 같다. 오늘 길에 보니 파푸아 주유소마다 기름이 부족해 시간이 많이 걸렸다. 대사관에서 갑자기 연락받아 당황했지만 생각해 주어 감사할 뿐이다. 파푸아 농장 현장에서 매사 슬기롭게 일처리하고 있어 주민들의 한국인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동포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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