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누가 인도네시아 선점하나? ‘디지털 전략’이 핵심

기업은행이 지난 20일 IBK인도네시아은행 출범식을 가지고, ‘인도네시아 No.1. SME 전문은행’을 비전으로 밝혔다. 이로써 이미 진출해있는 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은행과 함께 인도네시아에서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1월부터 본격적으로 현지은행 설립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1월 아그리스 은행과 미트라니아가 은행을 인수하고, 지난 8월에는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으로부터 두 은행의 합병 승인을 받았다.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중소기업 전문은행으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아 인수승인 및 합병승인 절차가 빠르게 진행돼, 이번 9월 공식 출범이 가능하게 됐다.

IBK인도네시아은행은 ‘2023년 해외이익의 25%, 해외자산의 15% 달성’ 목표를 세웠다. 또한 한국데스크, 외환 전담부서를 설치해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추진하고, 현재 30개의 영업망을 2023년까지 55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 가운데 인도네시아에 이미 진출해있는 은행들은 점포 설립 외에 디지털 금융서비스 확대를 통한 경쟁력 확보를 꾀하고 있다. 은행 침투율이 낮은 인도네시아에서 핀테크를 접목한 금융서비스가 은행 서비스의 대체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인도네시아 인터넷 이용자 수가 지난 2017년 1억 4326만 명을 돌파하며, 인터넷 및 모바일 환경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6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지난 5월 현지 진출 국내은행 중 최초로 모바일 뱅킹을 통한 비대면 해외송금을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6일  ‘신한쏠(SOL)인도네시아’를 출시했다. 이는 베트남에 이은 두 번째 해외 버전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현지 메이저 은행들과 어깨를 결줄 수 있는 수준으로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했다”면서 “비대면 거래가 압도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이에 맞춘 디지털 기술 전략, 영업점 방문 없이 계좌 신규가 가능한 서비스 등을 통해 최상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은 지난 2014년 공식 출범해,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며, 우리은행 해외지점 중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소다라은행은 올 상반기 당기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8.93% 증가한 244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4대은행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지난 2017년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실시했으며, 현지 모바일 앱을 통해 예금 가입, 계좌조회 및 이체, 공과급 수납을 할 수 있는 휴대폰 요금 충전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소매금융 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 3월 인도네시아 IT기업인 ‘린티스 세자떼라’와 디지털 지급결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현금자동입출금기,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을 통해 공유차량 기업인 ‘그랩’과 ‘고젝’의 차량에서 결제가 가능한 ‘이머니(e-money)’ 충전서비스, 항공권 결제서비스, 보험료 수납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 70개의 점포를 운영중인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의 소매 금융 상품을 모바일 등 비대면 플랫폼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인도네시아 KEB하나은행은 라인의 금융자회사인 ‘라인 파이낸셜 아시아’와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며, 디지털뱅크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라인 파이낸셜 아시아는 지분 20%를 인수하며, KEB하나은행 인도네시아의 2대 주주가 됐다.

한편, KB국민은행은 현지기업 지분 인수를 통해 시장진출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소매금융 전문은행인 부코핀 은행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며, 인도네시아 시장에 재 진출했다.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 지분 22%를 취득하며,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으며, 이는 2008년 인도네시아 BII은행 지분 매각 후 10년만이다.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은 인도네시아 내 자산기준 14위의 중형은행으로 총 322개의 지점망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코핀은행의 지분 최소 30%를 추가로 매입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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