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에서 약밥을

KakaoTalk_20190612_195635568나는 사람 사는 냄새 나는 *PASAR
이곳을 좋아한다.
어떻게 먹을지 모르는 재료들이 보이는
호기심이 춤추는 이곳
이곳에서 문득 약밥 생각이 난다.

주식이 쌀인 이 나라에서 찹쌀은 쉽게 만날 수 있다.
*SATU 키로 15000RP
한국이면 1키로 3,4천원 할 텐데 반값이다.
당 맛은 이 나라 천연 설탕인 *GULA MERAH로
케슈넛과 봉지 체 매달려있는 이 나라 *KEMIRI
동글동글 작은 땅콩과
이 나라 대추라고 하는 *KERMA를 대신 써보자
이렇게 재료를 PASAR에서 찾아봤다.
어딘가 모험적이지만
내가 너희들 맛있게 변신 시켜 줄게

도마뱀이 벽을 따고 오가는 부엌에서
찹쌀 찌고 GULA MERAH로 당 맛을 낸다
간장으로 간을, 참기름으로 고소함을, 계피가루로 향을 더 해주고
사온 재료 전부 놓고 다시 찌고 약밥 모양을 낸다
어딘가 이국적이지만
완성된 반질반질한 갈색 약밥

고향의 맛으로 그리움을 함께 하고싶어서
한국의 맛으로 반가움을 전하고 싶어서
한 조각 한 조각
포장을 한다.

*PASAR : 시장    *PR : 인도네시아 화폐단위 루피아
*SATU : 인도네시아어로 1SATU키로는 1키로. 시장에서 1키로 단위로 물건 살 때가 많음.
*15000RP : 한국 돈으로 약 1300원 정도
*GULA MERAH : 인도네시아 빨강색 천연 설탕 굴라메라. 보통 둥근 원통형 모양.
*KEMIRI : 쿠쿠이나무 열매. 맛은 다르지만 마카다미안너트와 모양이 비슷함.
*KURMA : 열대과일. 대추와 비슷한 모양이라고 대추야자로 불림.

 * 詩作노트……

이 나라 사람들에 부엌 사정을 옆 볼 수 있는 생기 도는 시장을 나는 좋아한다. 인도네시아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을 현지 시장(PASAR)에 자주 가는 것으로 나타내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요리 중 약밥을 만드는데 한국 마트가 아닌 현지시장에서 재료 찾아보고 만든 과정으로 작은 도전과 모험을 나타내고 싶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생활하고 있는 지금 나의 하루 하루는 MADE IN INDONESIA이다. 인도네시아산 재료로 약밥을 만들어 그것으로 정을 나누고 기쁨을 얻었던 일을 내 자신과 비교하여 한국산인 내가 인도네시아산 하루하루 보내면서 어떤 맛을 내며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 속에 살아가는 모습을 나타내고 싶었다. 작은 약밥 조각으로 그리움과 반가움을 나눌 수 있었던 것처럼 나도 이 나라에 살면서 뭔가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희망을 실은 시를 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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