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그게 뭐야?

글. 박수민 / BINUS 10학년

요즘 10대 청소년들의 대화에서 빠질 수 없는 이야기는 바로 아이돌 이야기이다.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아이돌과 같이 한 대상을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일을 ‘덕질’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덕질을 하는 사람들은 ‘덕후’라고 불린다. 이와 같이 신조어가 만들어질 만큼 아이돌 덕질 문화는 청소년들 사이에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그러므로 10대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덕질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청소년들이 자주 사용하는 덕질 용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번째로, 입덕이 있다. 입덕은 원래는 좋아하거나 관심이 없었던 분야에 어떠한 계기로 팬이 되거나 좋아하게 된다는 뜻이다.입덕이라는 것은 아이돌에만 제한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모든 것에 적용될 수 있는 단어이다.

그러므로 ‘입덕’이라는 단어는 “나 이번에 샤이니에 입덕했어”와 같이 사용될 수도 있고, “나 이번에 그 드라마에 입덕했어”와 같이도 사용될 수 있다.

그리고 ‘입덕’에서 파생된 단어로는 ‘입덕 계기’가 있다. 이 단어는 말 그대로 입덕하게 된 계기를 뜻한다. 즉, 어떻게 한 아이돌 그룹이나 대상을 좋아하게 되었는지를 뜻한다. 예를 들면, “나의 EXO 입덕 계기는 으르렁을 봤을 때야”와 같이 입덕 계기를 설명할 수 있다.

세번째 단어로는 ‘덕통사고’가 있다. 덕통사고는 ‘덕후’와 ‘교통사고’를 합친 신조어로, 교통사고처럼 우연하고 갑작스럽게 어떤 분야의 팬이 된다는 것을 뜻한다.

네번째 덕질 용어로는 ‘어덕행덕’이 있다. 어덕행덕은 “어차피 덕질할 거 행복하게 덕질하자”의 줄임말이다. 아이돌을 좋아하거나 한 분야에 몰두하려면 돈과 시간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시간과 경제적인 고민, 주위의 시선 및 남에 눈치를 보게 된다.

특히 학생이라면 부모님의 허락 하에 콘서트를 가고, 앨범을 사야하기 때문에 덕질을 하기 더욱 힘들 수 있다. ‘어덕행덕’이라는 단어는 이러한 고민을 하지말고 자신의 상황에 맞춰 행복하게 덕질하자는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다.

마지막 덕질 용어로는 ‘성덕’이 있다. ‘성덕’은 성공한 덕후의 줄임말로, 덕질을 하며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대부분 성공해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나 배우들을 직접 만난다.

예를 들면, 보이 그룹 위너의 팬은 팬사인회에서 꼭 원하는 대학에 합격해 과 잠바를 입고 오겠다고 약속을 하였다. 그 후, 이 팬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 서울대에 합격하여 위너 팬사인회에 당당히 서울대학교 과 잠바를 입고 왔다. 이는 성공한 덕후의 좋은 예시이다.

위와 같이 ‘덕질’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신조어들이 10대 청소년들의 언어 생활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러한 단어들의 사용이 청소년들의 언어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반박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덕질’이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간과한 주장이다.

실제 골드 스미스 대학교가 진행한 실험에 의하면 아이돌 콘서트와 같이 콘서트에 주기적으로 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수명이 9~10년정도 길었다. 또한, 샤이니의 팬인 이태연 (18) 학생은 “힘든 시기에 가장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은 팬덤 활동이었고, 노래 가사를 보고 들으며 위로를 받기도 했다”며 팬덤 활동이 청소년에게 미칠 수 있는 긍정적 영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는 청소년들의 팬덤 문화를 바람직하지 않은 문화라고 여기는 우려의 시선이 많다. 그러므로 팬덤 문화에는 장점은 강점으로, 단점은 장점으로 개선시키는 변화가 필요하다.

더불어, 청소년 팬덤 문화를 바라볼 때, 편향적인 시각이 아닌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각 또한 필요하다. 그래서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모두가 고민 없이 ‘어덕행덕’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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