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인내

김준규 시인

앞에서 사랑을 끌고 가는 이에
손목을 잡아주고

앞에서 달리는 이 에게
갈채를 보내준다

새벽에 길을 걷는 사람이
새를 먼저 보고
이슬을 털며 숲속에 길을 낸다

내 발 끝에 테클을 거는 돌 부리는
멀리 돌아 가야지

백사장의 흩어진 모래는
파도가 휩쓸고 간후
태양 빛에 반짝이고

밤 하늘을 수 놓는 별 들은
구름이 짖 밣고 간 후
더 없이 또렷하다

눈 위에 뿌리 박고
바람을 달래는 겨울 보리

아픔을 삭혀내는
너의 조용한 숨 소리는

새 봄에 날리는
따뜻한 꽃 가루가 되어

 

※사람은 누구에게나 따뜻한 사랑이 있다. 시인은 그런 사랑을 실천하는 선구자를 동경하며 시로서 따뜻이 손을 잡아주고 응원해 준다. 시인은 이들의 어려운 과정을 백사장 모래, 구름에 밟힌 별, 겨울보리로 은유하며 행여 태클 거는 돌부리를 만나더라도 멀리 피해 가기를 조언하며 가는 길을 응원했다. 남을 위해 봉사하는 이들을 따뜻한 시어로 품어주며 용기를 주는 시로 시인의 고결한 성품이 녹아 있는 시다.
<해설. 이태복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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