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노조 한국대사관앞 시위… 임금체불 대안늦어 근로자와 한인기업 2차 피해

<2019년 3월 14일 자카르타의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앞에서 한인 대표가 잠적하는 사건이 벌어진 현지 기업 SKB 노동자들이 집회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사진->

SKB 회사공급 900억 루피아 횡령 논란에 따른 근로자 임금체불에 대한 뽀쪽한 대안이 늦어지자 노동자와 한인기업에 대한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는 SKB사 근로자 임금체불 해결에 직접적인 해결방안 가운데 하나인 대표자의 회사 자산 포기가 늦어지자 근로자와 노조단체들은 대외적인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 한국인 사장 소환 촉구
이에 SKB사 노동자와 노조단체 회원 50여명은 지난 3월 14일 자카르타 가또수브르또 거리에 있는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정문앞에서 ”한국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금 내 월급을 돌려달라”고 현수막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는 임금체불 사태 이후 노동자와 노조단체들이 자카르타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집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은 문재인 대통령 지시에 감사함을 대사관에게 전달하고, 양국 정부가 나서 한국인 사장을 인도네시아로 소환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노동자들은 “한국인 도주사장이 훔쳐 간 임금과 건강보험료를 돌려받기를 원한다”고 주장하면서 “한국인과 당국자들은 말만하고 실질적인 해결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생활비가 없고 집세가 밀리고 오토바이 할부금을 못 내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 한인기업 2차 피해
또한 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기사가 쉼 없이 이어지고 있어  2500여개 인도네시아 한인기업체와 35,000여 한인동포들이 곤혹을 치르고 있다.

송모 대표는 한국 출장 중에 만나는 사람마다 “인도네시아 한인기업이 월급도 안주고 도망가는 사장이 그리 많냐고 물어본다”며, 이를 설명하느라 진땀을 빼고 창피할 지경이라고 전했다.

노조단체 한인 20개사 거론

신모 주부는 “한국에서 친구들이 SNS 문자나 보도기사를 전송하면서 ‘니 남편은 월급 잘 받고 있나’는 식으로 물어와 많이 불편하다”고 전했다.

또한 이모 사장은 “인도네시아 친구들이 주인도네시아 대사관앞에서 데모하는 SKB 노조원 사진과 900억 루피아 공금횡령 기사를 보내주고 있어 정말 창피할 지경”이라고 화를 전했다.

한편, 그간 SKB사 급여 해결기미가 갈수록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노조는 노조대로 근로자는 근로자대로 강경하게 나오고 있어 어떡하든 해결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골머리를 앓을 수 밖에 없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하는 모 관계자는 “한국 보도이후 문대통령까지 지시하고이를 인도네시아 언론까지 나서면서 해결사항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밀린 급여와 퇴직금, 해고수당에다 그리고 BPJS 보험문제, 정규직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까지 합세하게 되었다. 또한 납품대금 체납업체 운송업체까지 염두를 두어야 하기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 임금 체불 회사 대표 “곧 5억 송금”
버까시 소재 한인 기업의 임금 체불 도주 사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당국과의 적극적 공조를 지시한 지 일주일여 만에 해당 기업 대표가 5억원을 마련해 사태 수습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3월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SKB의 대표인 한국인 김모씨는 최근 한국 내 모 은행 계좌에 5억원을 예치한 뒤 내주 중 인도네시아 현지로 송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개인 사정으로 한동안 연락이 안 닿았을 뿐 야반도주하거나 임금을 체불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 PT SKB 노동자와 SPN 노조단체는 지난 3월 14일 오후자카르타에 있는 한국대사관 앞에서 임금을 체불하고 한국으로 달아난 한국인 사장 사진을 들고 있다.
▲ PT SKB 노동자와 SPN 노조단체는 지난 3월 14일 오후자카르타에 있는 한국대사관 앞에서 임금을 체불하고 한국으로 달아난 한국인 사장 사진을 들고 있다.

하지만 직원들은 김대표가 수년에 걸쳐 900억 루피아(약 72억원) 상당의 회삿돈을 횡령했다면서, 4000명이나 되는 직원들이 임금 체불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재인도네시아 한인상공회의소와 한국봉제협의회(KOGA), 대사관은 올해 초부터 인도네시아 노동부와 수차례 협의를 진행했음에도 쉽게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던 것.

SKB 채권단은 채권 정리 절차를 개시했다. 봉제업계 전반의 경영 악화 문제 때문에 회생하는 대신 청산 절차를 밟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SKB 주주들이 회사자산 포기서를 제출하면 직원들의 퇴직금은 공장 부지와 자산을 매각한 뒤 지급 규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노동단체 LIPS에서 입수한 자료에 최근 2년 사이 한국기업 야반도주, 직장폐쇄, 최저임금 위반, 초과근무수당 미지급, 폭언, 폭행 등을 일삼은 인도네시아 내 한국 기업은 20곳에 달한다. 대부분 봉제업체고, 신발 가발업체도 있다. 야반도주는 SKB 포함 5건이다.

또한 인도네시아 전국노조 SPN홈페이지에 따르면 “한국기업은 극도의 장시간 노동, 저임금, 더러운 화장실, 형편없는 에어컨과 환기시설, 끔찍한 식사와 식당, 턱없이 부족한 주차장 등 끔찍하기 짝이 없는 노동조건을 개선해야한다”고 고발하고 있다.

이에 한인포스트는 오는 3월 23일 한인상공회의소와 공청회를 앞두고 ‘기업주 잠적 및 야반도주업체 현황파악’을 공지해, 10개 업체에 대한 제보가 들어왔다. 제보내용을 보면 봉제공장뿐만 아니라 봉제 바이어사장 도주사건 그리고 전자업체 기업주 도주로 인해 피해가 다양하게 접수되어 이에 대한 사전 예방 선행조치가 늦었음을 들어냈다. <동포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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