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출입국관리법 개정… 노동자에 영주권으로 ‘이민국가’ 선언

12월 8일 오전 4시 일본 참의원 본회의에서 과반수를 차지하는 여권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은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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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노동자에도 영주권 부여…”日사회 바꿀 역사적 전환”
이번에 통과된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은 ‘특정기능 1호, 2호’라는 2개의 새로운 체류자격을 신설하는 게 골자다. 농업, 어업, 항공업, 숙박업 등 14개 업종에서 향후 5년간 최대 34만 5000여명의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다.
이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만성적인 일손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국인을 대거 받아들이겠다는 구상으로 사실상 ‘이민 국가’로 정책을 전환한다는 의미다. 일본 언론들은 “일본 사회의 형태를 바꾸게 될 법”(니혼게이자이 신문), “역사적 전환”(지지통신)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그동안 소수의 고급 인력에게만 부여했던 영주권을 단순노동자에게도 부여하기로 했다는 점은 획기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나 정년 연장 등 고령자의 근로환경 개선으로도 부족한 일손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17년 10월 현재 유학이나 기능실습생 제도 등을 통해 일하는 외국인은 총 127만8600여명으로, 2008년 48만6000여명에 비해 약 10년 사이 사이 2.5배 이상 늘었다. 이미 일본 경제를 지탱하는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이다.
정부가 5년간 최대 34만5000여명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지만 이 수치 역시 어디까지나 ‘가정치’라는 분석이다. 아베 신조(安倍信三) 총리도 이 수치에 대해 “경제 상황의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또 현재는 대상업종을 14개 업종으로 한정했지만 향후 편의점이나 프랜차이즈업 등 소매업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외국인 유입 가속도…’이민국가’로 역사적 전환”
법 개정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가 얼마나 늘어날지 일본 정부도 정확한 계산을 내놓지 못하고 있지만, 외국인의 증가추세는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데 대해선 이견이 없다. 이번 개정안이 ‘사실상 이민정책과 다름없다’고 보는 이유다.
다만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법안은 올 2월 아베 총리가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 ‘일손부족 문제 해결 방안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지 채 10달도 안돼 통과될 정도로 초스피드로 이뤄졌다.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등의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 체류 조건인 일본어 구사 능력의 정도,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 제도의 적용 범위와 방법 등 짧은 법안 심사 과정에서도 숱한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정부는 상세한 제도운영 방안은 법무성 등 각 부처에 떠맡긴 상황이다.

아베 총리 지시로 10달만에 초스피드 법 개정.. 과제도 산적
무엇보다 급격하게 외국인이 늘어나는 환경에 대한 일본 사회의 거부감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급선무다. 전날 밤 법안통과를 앞두고 국회 앞에선 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시민들은 “이민정책에 반대한다”, “독재를 멈춰라”,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 침해에 반대한다”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정부와 여당을 비판했다.
법 개정이 일본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산케이 신문은 사설을 통해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여성이나 고령자, 비정규직으로 고전하는 젊은 세대에 대한 대우나 노동환경 개선을 왜 우선하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아베 내각은 후속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닛케이신문은 오는 28일 정부가 각의를 열어 외국인 노동자 생활지원방안과 업종별 운용 지침, 일본어 교육실시 방안 등 ‘종합대응책’을 통과시킬 방침이라고 전했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