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보잉기, 이륙전 비행가능 판정 받아

자국 항공사에 사고 책임 돌려지자 기자회견 통해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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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인도네시아 해상에 추락한 보잉 737 맥스(MAX) 8 여객기는 이륙 당시까지만 해도 비행 가능한 상태로 여겨졌다고 인도네시아 교통 당국이 강조하고 나섰다.

30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가교통안전위원회(KNKT영문 약자 NTSC)의 누르차효 우토모 항공사고 소위원회 위원장은 29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같이 밝혔다.

우토모 위원장은 “KNKT와 항공통신 당국은 사고기가 안전히 비행할 수 있는 상태(airworthy)가 아니었다고 언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저가항공사 라이온에어가 비행할 상태가 아닌 여객기를 억지로 띄워 사고를 자초한 사실이 전날 KNKT가 공개한 예비조사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고 전한 일부 외신 보도를 부인한 것이다.

보고서는 지난달 28일 밤 사고기의 추락 전 마지막 비행에서도 실속(失速) 방지 장치가 오작동하는 문제가 발생했지만 조종사가 목적지까지 운항을 강행했다면서 “이는 안전히 비행할 수 없는 상태였던 만큼 운항을 계속해선 안 됐다”고 지적했다.

사고기는 오작동의 원인이 됐던 핵심 센서가 제대로 수리되지 않은 채 이튿날 아침 자카르타 인근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을 이륙했다가 13분 뒤 인근 해상에 추락했다.

하지만, 우토모 위원장은 기록상 라이온에어 소속 기술자들은 수리를 진행하고 규정대로 검사를 했다면서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여객기는 (이륙 전) 비행 가능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고 강조했다.
추락을 초래한 결정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국 항공사인 라이온에어에 전적인 책임이 있는 것처럼 분위기가 흘러가자 해명에 나선 것이다.

앞서, 라이온에어는 이와 관련해 KNKT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1999년 창립해 동남아 최대 항공사로 성장한 라이온에어는 크고 작은 사고를 거듭 일으킨 탓에 외적 성장과 비용 절감에 골몰해 안전관리를 도외시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다만, 이번 사고와 관련해선 보잉의 차세대 여객기인 보잉 737 맥스 8 모델의 결함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737 맥스 기종을 조사한 결과 항공기의 진행 방향과 날개가 이루는 각도를 측정하는 받음각(AOA) 센서가 고장 나면 기수가 자동으로 낮춰지는 문제가 발견됐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사고기의 기내 컴퓨터는 추락 전까지 13분 동안 약 30차례에 걸쳐 기수를 내리려 시도했다. 조종사들은 그때마다 수평꼬리날개를 조정하고 조종간을 잡아당겨 고도하강을 막았다.

조종사들이 조종간을 계속 잡고 있었는데도 추락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명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