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추락 여객기 조종사들, 추락 직전까지 조종간과 사투”

이륙 후 약 12분이 지난 시점부터 갑작스레 급강하 불과 20초 만에 1524m 아래로 추락 속도는 시속 약 800㎞

지난달 10월 29일 자카르타 근교 카라왕 해상에 추락한 인도네시아 저가항공사 라이온에어 소속 여객기는 이륙 직후부터 조종간이 흔들리는 등 기능 이상을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11월 25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교통안전위원회(KNKT·영문 약자 NTSC)는 지난 22일 하원 청문회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KNKT는 이달 1일 추락 해역에서 발견한 비행기록장치(FDR)를 분석한 결과 사고기가 이륙한 직후부터 기장석의 ‘스틱 셰이커'(stick shaker)가 작동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스틱 셰이커는 비행기의 기수가 너무 높이 들려 양력을 잃고 추락하는 실속(失速)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조종간이 소음을 내며 진동하는 안전장치다.

스틱 셰이커가 작동한 이유는 기장석 측 받음각(AOA) 센서가 고장 나 실제보다 기수가 20도나 높이 들린 것으로 측정됐기 때문이었다.

부조종사 좌석 측 AOA 센서는 정상이었고 스틱 셰이커도 작동하지 않았음에도, 이는 비행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했다.

작년 처음 상업 운항이 이뤄진 보잉 737 맥스(MAX) 시리즈에는 실속 위험이 초래되면 자동으로 기수를 낮추는 안전장치인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이 탑재됐는데, 이 기능이 오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KNKT 자료에 따르면 사고기의 기내 컴퓨터는 추락 전까지 10여분 동안 30여 차례나 기수를 낮췄다. 조종사들은 그때마다 수평 꼬리날개를 조정하고 조종간을 잡아당겨 고도 하강을 막았다.

하지만 사고기는 이륙 후 약 12분이 지난 시점부터 갑작스레 급강하하기 시작했다.
비행 기록상 사고기는 불과 20초 만에 1524m 아래로 내려꽂혔다. 추락 당시 속도는 시속 500마일(약 800㎞)이 넘었다.

조종간이 100파운드(약 45㎏)에 달하는 힘으로 잡아당겨진 것으로 볼 때 조종사들은 전력을 다해 기수를 올리려 한 것으로 보이지만 추락을 막지 못했다.

추락을 초래한 결정적 원인이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사고기는 추락 전날 밤 발리에서 자카르타로 이동하는 마지막 운항 당시에도 같은 문제를 겪었지만 추락하지 않고 90여분간 비행해 목적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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