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데이와 스티븐 호킹

차정민 JIKS9 / 한인포스트 학생기자

자카르타 국제학교에서는 지난 3월14일 파이데이를 맞아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바로JIKS 중고등부 학생들을 중심으로 π 의 가장 많은 소수자리를 외우는 사람을 가리는 대회이다.

각 학년 1위를 기록한 학생들은 최대 340자리까지 암기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올해 파이데이는 이 시대 위대한 수학자 및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의 죽음으로 세계가 충격을 받았던 날이었다.

파이데이는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선교사인 자르투가 세계 최초로 원 둘레와 지름 사이의 길이의 비율인 원주율 3.14를 고안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 3월 14일을 기념일로 정한 까닭은 원주율인 3.14의 숫자가 이 날의 숫자와 같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의 한 수학 동아리에서 가장 먼저 시작된 ‘파이데이’는 π값을 소수 다섯째 자리까지 나타내면 3.14159이므로 매해 3월 14일 1시 59분이 되면 다양한 ‘파이데이’ 행사가 열린다. 그리고 이날 3월14일은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생일이기도 하다.

1960년 전신을 마비시켜 놓은 루게릭 병과 50년 가까이 투병하면서 수많은 과학 이론들을 발표한 스티븐 호킹 박사가 76세라는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탄생과 죽음이 모두 특별하다. 그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사망일 300주년에 태어났으며, ‘파이 데이’이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생일인 3월 14일에 사망했기 때문이다.

블랙홀 안에서 천체 현상과 열역학과의 관계를 밝혀 오늘날 이론물리학의 밑바탕을 형성한 위대한 인물로 호킹은 세계인의 존경을 받았지만 그의 생애는 게으름과 천재성이 두루 섞인 한 편의 영화였다고 한다.

호킹은 청년시절 자신이 다니던 대학교에서 1시간밖에 안 보내고 자기 스스로를 너무 형편없고 할 일을 미루는 학생이라고 걱정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가 루게릭 병 진단을 받은 것은 1963년이었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는 그의 몸속 근육들을 굳어갔으며, 2년 반 밖에 살수 없다는 판정 받은 호킹은 끈질긴 투병으로 전산화 된 음성 합성기계를 착용하여 소통하면서50년을 더 살아 세계 물리학계를 이끄는 지도자의 역할을 해왔다.

그는 훌륭한 학자이면서 또한 위대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한 인물 로서도 유명하다. 이론 물리학자 샹 카롤에 의하면, 오히려 이 루게릭 병 덕분에 호킹 박사가 더욱 물리학계에 통달하고 천재성을 발휘하게 되어 인류가 그와 같은 인재를 세상이 얻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무리수 파이가 탄생한날 스티븐 호킹은 세상을 떠났다. 파이데이에서 100자리를 넘게 소수자리를 외우다가 그의 죽음의 소식을 듣자 나는 운명적으로 이는 호킹의 생애는 결코 끝나지 않는 파이의 소수 자리 수처럼 영원히 지속되며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할 것이라는 운명을 나타내 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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