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템포 느린 추억들

글. 이주봉(Lee,Joobong) / BSJ 13 학년. 한인포스트 학생기자

나는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서두르는 법이 없다. 한국학교를 다니며 친구들 사이에서 유독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생활을 하여온 탓인지 학업 성과도나 걸음걸이 식습관 까지도 다른 친구들에 비하면 한없이 느리다고 할까…그래서 한템포 느린 아이로서 친구들은 나를 인정하였고, 나는 그런 나를 인정하며 여유로운 마음으로 나를 이끌어 왔다.

조금은 답답해 보이는(?) 나의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나의 주변에는 항상 친구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금요일 방과후면 우리집에는 항상 많은 친구들이 놀러와서 토요일 일요일을 함께하는 친구들로 붐비었으며 그 덕분에 토,일요일 아침 우리집 식탁은 어머님이 차려주신 많은 음식들이 깨끗이 비워지곤 했다.

노는것이 마냥 좋았던 어린시절의 우리들은 우리집에서 만큼은 그 누구에게서도 간섭 받지 않는 놀이 청정구역 이었다. 한바탕 축구경기를 치르고 헐떡이는 숨을 고르며 잔디 위에 벌러덩 누워서 푸른 하늘을 바라보면 바로 그것이 행복이었다. 서로 어깨동무하며 수영장으로 향하는 우리들의 마음은 세상 모든것을 차지한 것처럼 의기양양 하였다. 한바탕 물놀이를 한후 집으로 돌아와 십여명의 꼬맹이들이 따듯한 욕조에 발가벗고 들어가 장난치며 킥킥 거렸던 그때의 추억들이 사진으로 마음으로 영원히 자리잡고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참 풋풋하고 정겨웠던 나의 소중한 추억이다.

우리집을 아지트로 많은 친구들이 모였던 이유중의 하나를 생각해 본다. 위로 터울 차이 많은 누나 둘을 두고 있는 나는 누나들로부터 시행 착오를 겪어온 어머님의 느긋한 성격 덕분에 자유로운 환경에서 성장하였다. 어머니께서는 더도 덜도 아닌 나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해 주셨다. 한템포 느린 나 였지만 때가되면 모든것이 자연스럽게 흘러 동일점에 도달한다는 어머님의 생각,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그때그때 느끼고 누려야 할 많은 것 들을 그 시기에 못 느끼면 훗날 아쉬움으로 남는다는 ….그래서 나는 어린시절 그 누구보다도 자유로왔고 스트레스 받지 않는 여유로운 환경에서 나와 친구들, 가족과 함께 했다. 그리고 현재의 나는 참 행복한 추억 거리가 많은 고3 학생으로 성장 하였다. 스스로 생각해볼때 뒤쳐지지않는 고3학생으로서 나의 역할에 충실히 임하고있다. 어릴때 한 템포 느렸지만 현재는 친구들과 동일 선상에서 뒤쳐지지않고 나의 길을 묵묵히 수행하며 걸어가고있다. 어린시절의 나를 생각해보면 해맑고 천진난만한 예쁜 아이었다. 만약 한템포 느렸던 나를 인정하지 못하고 나를 압박으로 밀어붙였다면….나의 인생은 어떠하였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자신에 만족하는 마음으로 긍정적으로 살고있는 지금의 나, 그리고 행복한 우리의 가족…이런 모습이 과연 존재할까…라는 의문점을 남긴다.

내가 성장해온 과정에서 지금 느끼는 것은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고 시기가 있는 것 같다. 쫓기는 생활보다는 내가 준비된 시점에서 쫓아갈 수 있는 인생관을 가지고 삶을 대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더 멀리 나아 갈 수 있지 않나 생각을 해본다. 서두름이 없었던 나를 믿고 뒷받침 해주신 어머님께 감사하는 마음 가득하다.

한템포 느렸던 나… 꿈많은 청년이 되어 나의 꿈에 도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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