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위클리)공유경제의 대표적 사례, 차량공유 서비스

<서태원 은행장 / 신한 인도네시아 은행>

세계최대 IT기업인 구글이 카쉐어링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으로 향후 이 시장 글로벌 1위 기업인 우버와의 경쟁이 격화할 전망입니다. 지난 주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구글의 카풀서비스 제공 앱인 웨이즈(Waze)는 몇 개월 이내에 카쉐어링서비스를 미국의 주요 도시와 남미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웨이즈가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한 것은 이스라엘 및 샌프란스시코에서 실시한 서비스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낸 데 따른 것으로 전해지는 데요 이러한 웨이즈의 서비스 확대 방침에 따라 미국에서 우버, 리프트 등과의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렇게 택시가 아닌 자가용으로 사람을 태우고 숙박업자가 아니어도 빈방을 여행자에게 빌려주는 등 전 세계에는 공유경제 바람이 뜨겁습니다. 에어비앤비는 숙박공유 어플레케이션을 통해 전 세계에 호텔 한 채 없이 이미 힐튼에 맘먹는 기업가치를 자랑하고 있으며 우버는 택시 한대 없이 이미 기업가치가 700억달러에 이르며 수많은 투자자들이 기업공개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신한 위클리 포커스, 오늘은 공유경제의 대표적 예인 차량공유 서비스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A. 공유경제의 등장
‘소유’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사용’이 경제활동의 중심이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던 세계적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의 주장은 불과 10여년 만에 공유경제라는 이름으로 현실이 되어 다가왔습니다. 사실 인류의 경제사에서 공유경제는 전혀 새로운 개념은 아닙니다.

대규모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형 비즈니스로 승화하지 못했을 뿐 물품을 빌려 쓰거나 바꿔 쓰는 일은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습니다. 따라서 공유경제를 두고 아껴쓰고, 나눠쓰며, 바꿔쓰고, 다시쓰는, ‘현대판 아나바다 운동’이라 부르기도 하고 공유경제 플랫폼으로 억만장자가 된 창업자들을 일컬어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라 부르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일 것입니다.

B. 차량 쉐어링
그러나 인간의 자동차에 대한 사랑과 뿌리 깊은 로망을 생각할 때 과연 차량도 무소유의 대상이 될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는 아직까지도 많은 분들이 선뜻 답을 내놓지는 못하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 100년간 자동차는 인간의 가장 대표적인 소유욕의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가 반드시 소유물이어야 한다는 등식은 조금씩 깨져가고 있는 듯 합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차량 소유자와 승차를 원하는 소비자를 매칭해주는 우버의 바람이 세계적으로 거세고 후발 주자인 리프트 및 그랩의 추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카쉐어링 업체의 공유경제 철학은 자가용 보유 대수를 줄여 교통체증이나 대기오염 등의 문제를 줄인다는 데 있습니다. 또한 보험료, 유지비, 주차비 등을 고려해 볼 때 더 이상 자동차를 소유하기보단 필요할 때 잠시 이동의 수단으로만 이용하겠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이 수그러들거나 다시 역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겠지요.

관련 전문가들 또한 이 같은 공유경제의 바람을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차량을 소유했을 때의 비효율과 과도한 비용을 생각하면 수요자가 원할 때면 언제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며 수요자가 거래를 주도하는 ‘온 디맨드(On demand)’ 형태로 차량을 이용하고자 하는 요구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공급자 측면에서는 카쉐어링이 주차장에서 잠만 자고 있는 차와 혼자 타고 다니는 차 이 두 가지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 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방법밖에 없어 너무나 큰 비효율이 발생했습니다. 하루에 몇 시간 또는 주말 몇 시간만 사용하고는 내내 주차장에 세워두는 경우도 많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자동차가 서비스 모델로 바뀌게 되면 더 이상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 없이 잠시 로그인을 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겠지요. 따라서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자동차에 투자하는 것도 이 같은 패러다임의 변화 때문일 것입니다.

C. 인도네시아
이렇듯 전세계가 인터넷 기반의 공유 경제 앱들로 급격한 변화에 직면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도 예외는 아닙니다. 자신이 소유하고 있지 않지만 써야 하는 물건을 적재적소에 이어주는 공유경제시스템이야 말로 어떻게 보면 개도국에서 더 필요한 시스템 일 수 있겠지요.

1. 우버
먼저 2014년 중순에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우버는 인도네시아에 숱한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냈으며 작년 3월에는 택시 기사의 파업 등 기존 전통사업자들과 대립을 벌이기도 하고 때로는 새로운 규정을 만들기도 하면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현행 운수사업법에 의해 많은 논란을 일으키다 불법판정을 받고 결국 철수 했던 우버는 인도네시아에서는 논란을 딛고 소비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하자 정부에서도 공청회 등을 통해 조금씩 관련 규정을 만들었으며 향후 나아갈 방향과 인니 시민들에게 제공할 편익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이어지며 현재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2. 그랩
그리고 말레이시아 및 싱가포르 시장에서 사업모델을 입증하여 우버와 함께 동남아시아 차량 공유 서비스의 양대 강자로 꼽히는 그랩 또한 2015년부터 공격적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서비스를 실시 중입니다.
특히 그랩은 지난 달 인도네시아에 향후 4년간 7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더불어 인도네시아 현지 교통사정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자카르타에 연구개발센터를 건립하는 한편 인도네시아인 전문가 150명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싱가포르가 본거지인 그랩은 현재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6개국, 35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약 60만 명의 자동차 및 오토바이 운전자가 이 서비스에 가입되어 있을 정도로 성장속도가 대단합니다.

3. 전망
한번쯤 우버 또는 그랩을 이용해보신 시청자 분께서는 저렴한 요금에 놀라신 적이 있으실 텐데요 우버와 그랩은 아직까지도 막대한 마케팅 비용으로 할인 전쟁을 치르며 서비스 자체의 편익뿐만 아니라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시민들에게 많은 이익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더불어 인터넷과 스마트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장을 확장하게 된 인도네시아 카쉐어링 기업들은 저렴한 가격, 편리한 사용 및 자유로운 사용 시간대를 강점으로 향후에도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2015년 기준으로 인도네시아 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 규모는 8억달러 이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2025년에는 약 56억 달러까지 그 시장이 성장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동차 쉐어링은 악명 높은 자카르타의 교통체증 해소에도 그 역할이 기대됩니다. 최근 MIT의 연구 결과를 보면 미국 뉴욕의 경우 차량 공유서비스에 등록된 4인승 차량 3,000대가 뉴욕시의 1만 4,000대 택시에 대한 수요를 98%까지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또한 택시의 운행이 줄게 되면 차량 운행 속도를 약 20% 이상 증가시킬 수 있다고도 분석했습니다. 즉 자동차 쉐어링이 도로 정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도 있다는 셈이지요. 또한 지금껏 주차에 낭비한 공간을 사무실이나 소매점으로 활용할 수 있고 도로에 줄지은 불법 주정차 와도 이별할 수 있다는 것이 자동차 쉐어링 옹호론자들의 주장이기도 합니다.

D. 우리나라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 실정법상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가용 자동차는 운전자가 유상으로 승객을 태우면 불법이기 때문에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버는 불법 영업 논란과 택시업계 반발 끝에 2015년 3월 서비스를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이 후 국내 한 업체가 법에서 유상운송 금지의 예외 조항으로 ‘출퇴근 때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를 명시하는 것에 법적 근거를 찾게 되며 작년부터 출·퇴근 시간대 카풀을 원하는 이용자와 일반 자가용 운전자를 모바일 앱에서 연결해주는 승차공유 서비스를 선보이고는 있으나 제한적인 서비스 시간 때문에 아직 사용자가 많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해외에서는 우버, 그랩 등이 일반화 되어 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같은 카 쉐어링이 아직 진공상태인 만큼 향후 시범적으로 특정 지역, 연령 제한을 둬서라도 다양한 쉐어링 모델을 실험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E. 자동차 업계

앞서 MIT의 연구 결과가 보여 주듯이 전문기관들의 의견에 따르면 앞으로 차량 공유 서비스가 매년 증가함에 따라 자동차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자동차 제조사들도 이런 움직임에 빠르게 반응하고 있는데요. 따라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차량 공유를 통한 이익을 서비스 업체에 넘기지 않기 위해서 직접 차량 공유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 중이기도 합니다.

이미 도요타, 벤츠, BMW 등 글로벌 카 메이커 모두 카 쉐어링에 맞는 기술개발을 시도하고 있으며 GM의 경우 이미 미국 2위 차량 공유 앱인 리프트에 수천억 원을 투자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 혼다 자동차 또한 정확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미 그랩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듯 자동차 제조사는 공유 경제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차량을 ‘소유물’이 아닌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게끔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우리 기업들은 대응에 다소 늦은 편인데요 자동차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을 연구하고 모델을 제시하지 못하는 카 메이커 업체들은 분명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는 만큼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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