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조절이 어려운 아이

특별기획

(Thursday, July 10, 2014)

장세라 41아동심리치료사
자카르타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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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대요

보통 심리치료실까지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찾아왔을 때는 이미 부모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해본 뒤인 경우가 많다.

소변조절문제를 가지고 있는 자녀의 부모 역시 민간요법부터 병원방문에 이르기까지 최선을 다해보았으나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마지막 선택으로 심리상담을 받으러 오는 경우가 많았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상담실을 방문한 부모와 자녀는 이미 지쳐있기도 하고, 해결책을 찾으려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과정에서 받은 상처들로 얼룩져 있기도 하다.

소변조절과 같은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혹은 당연하게 할 수 있는 일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경우, 이를 쉽게 드러내기가 더욱 어려워 이를 겪고 있는 자녀와 부모를 힘들게 한다.

그렇다면 신체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내 자녀가 소변조절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를 위해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없을까?

 

낮은 자아존중감이 아이들을 승부에 집착하게 한다

유뇨증은 낮 또는 밤에 소변조절을 잘 하지 못하는 것이고, 야뇨증은 단어가 포함하고 있는 의미 그대로 밤에만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3-5세가 되면 소변을 완벽히 조절할 수 있게 되는데, 5세 이상이 되어도 소변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유뇨증과 야뇨증을 경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유전적인 요인 때문일 수도 있고, 느린 발달, 방광의 이상과 같은 신체문제로 인해 유뇨-야뇨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유뇨증과 야뇨증이 의심된다면 할 수 있는 한 빨리 신체에 이상이 있는지 여부를 검사하고, 이상이 없다면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없는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신체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자녀가 낮 혹은 밤에 소변을 잘 가리지 못하거나, 소변을 잘 가리던 아이가 갑자기 소변조절에 문제를 보일 때는 심리적으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 일어난 어떤 사건 때문일 수도 있고, 이제껏 누적되어온 부정적인 심리상태가 표출된 것일 수도 있다.

그 원인은 아이마다 매우 다양하므로 다양한 검사와 부모 인터뷰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다루는 것이 중요한데, 그 중에서도 불안이 높거나 분노가 많은 아이들이 유뇨증이나 야뇨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유뇨증 또는 야뇨증이 오랜 기간 동안 계속되면 아이들의 자아존중감은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유치원이나 학교와 같은 또래 친구들이 많이 있는 곳에서 소변을 가리지 못하면 놀림감이 되기도 하고, 설사 놀리지 않더라도 소변을 가릴 수 있는 친구들 앞에서 혼자만 조절하지 못했다는 데 대해 자아존중감에 상처를 입게 되는 것이다.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의 시선 및 질책하는 말에 아이의 어깨는 더욱 쳐지게 된다. 자아존중감이 낮아진 아이는 또래관계에서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게 되고, 어른이 되어서까지 사회성 및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낮아진 자아존중감과 사회성은 아이로 하여금 일상에서 불안, 불만족, 분노를 느끼게 하고, 아이의 이러한 심리상태는 유뇨증과 야뇨증을 지속되게 하는 원인이 되는 등 악순환이 계속된다.

부모가 해줄 수 있는 3가지

1. 아이도 부모보다 간절하게 소변을 가리고 싶어함을 알아주자

처음에는 ‘그럴 수도 있지’ 여기다가, 자녀가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이면 부모도 화가 난다.

그리고 비난하는 말과 몸짓으로 아이에게 화를 표출하게 된다. 나중에는 아이가 마치 일부러 자신에게 반항하고자 반복적으로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들 수 있다.

물론 강압적인 부모를 향한 혹은 어떤 분노감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야뇨 및 유뇨 현상을 보이는 아이들도 있지만, 이 또한 결코 아이들이 어쩌지 못하는 무의식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부모의 속상한 마음도 이해할 수 있지만, 어느 누구보다 소변을 가리고 싶어하고 부모님과의 갈등상황에서부터 벗어나고 싶어하는 것은 아이들일 것이다.

부모가 아이의 유뇨-아뇨 증상에 화가 나는 것보다 아이의 내면은 훨씬 더 시끄러울 수 있다.

2. 다그치거나 비난하는 말과 행동을 자제한다.

다그치거나 비난해서 아이의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는 전연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

오히려 부모가 다그칠수록 아이는 자아존중감이 낮아지고 불안이 높아지거나 분노감이 내면화되어 유뇨-야뇨 증상을 더욱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다.

아이를 다그치거나 비난하는 말과 행동을 참아보자.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아이의 심리적인 요인을 찾아 이를 해소해주는 것이지 강압적이고 비방적인 말과 행동으로 아이의 심리상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자.

3. 근본적인 요인을 해소해주기 위해 전문적인 도움을 받자.

“무슨, 겨우 소변 못 가리는 것 가지고. 때 되면 다 가릴 것을”이 아니다. 유뇨-야뇨증이 길어 지면 그로 인해 아이가 받게 되는 부정적 영향이 너무 많다.

아이가 우울감, 자책감, 불안, 사회성과 자존감 저하와 같은 부분들을 경험하기 전에 가까운 상담실에서 도움을 받도록 한다.

아이의 증상으로 인해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이성으로 무조건 누르고 있을 부모의 감정조절 문제도 상담 받을 수 있으므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 도움을 받는다면 하루빨리 유뇨-야뇨 증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정서를 다루는 심리치료 외에도 아이의 행동을 빠른 시간 내에 교정해줄 수 있는 행동치료도 병행한다면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유뇨-야뇨 증상을 가지고 버틸 때까지 버티는 것보다 한시바삐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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